여행사에 10년째 근무하는 지인은 한국의 해수욕장에 몸 담금지 10년 이상 됐다고 한다.
오히려 최근에는 해외 바닷물 맛을 더 많이 봤다고 할 정도다.
매년 여름휴가는 고사하고 가을 휴가 정도나 다녀왔다고 하니 해외 유명 바다를 아무리 많이 다녀 왔다해도 전혀 부럽지 않다.
어찌보면 여행업계에 근무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고충 아닌 고충인 듯싶다.
한국의 해수욕장은 나름대로 그 맛과 멋이 있다.
서해는 서해대로 동해는 동해대로...
‘물 반 사람 반’ 이라하는 부산 해운대는 그야말로 사람 구경하러 간다고 보는 게 맞고 강원도의 경포대는 젊은 날 한 건(?)하러 가는 청춘의 사교장과도 같다.
아직도 헷갈리는 ‘해운대가 남해냐 동해냐’의 구분을 놓고 한때 친구 녀석과 설전이 오간적도 있다.
지금이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돼있지만 어린 시절 특히 서해의 해수욕장은 오물 가득한 이른바 ‘똥물’ 수준이었다.
하지만 더러워서 기억에 남는 다기보다 지금은 뿔뿔이 흩어져 사는 가족들과의 추억이 있어 기억에 남는다.
이젠 내 자식들 챙기러 가긴 하지만 불과 작년에는 어느 해수욕장을 갔는지 조차 가물거릴 정도로 그때의 기억과는 차이가 많다.
많은 해수욕장들이 지난주 본격 개장을 했다.
동해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소규모의 해수욕장들이 많다.
잘 만 고른다면 사람도 적당하고 시설도 꽤 괜찮은 곳을 찾을 수 있다. 피로감이 더하긴 하지만 생각만해도 한국의 해수욕장은 물을 만나는 곳이 아닌 추억을 만나는 곳이다. 그래서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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