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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여행②
엄금희 작가 | 승인2016.12.31 15:19

벗들과 여수 여행 금오도 비렁길 시크릿 원림

금오도 함구미에서 들어선 비렁길은 마치 비밀의 원림에 들어선 것처럼 고즈넉하다. 쏜살같은 세상의 속도를 등 뒤로 한 채 가장 평온할 때의 유속처럼 느리다. 이토록 고요한 속에서 걷다 보면 자연과 하나가 된다.

"우린 우리 인생의 하루하루를 항상 함께 시간여행을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 멋진 여행을 즐기는 것뿐이다"라고 한 영화 '어바웃 타임'의 주인공 팀의 마지막 구절이 생각난다.

여수 금오도 함구미 여객 대기소

이 멋진 여행을 즐기기 위해 사유하며 걷는다. 금오도 비렁길은 숲과 바다, 해안절벽 등의 비경을 걷는 내내 만끽할 수 있어 최고의 섬 길로 손꼽힌다.

비렁길은 절벽의 순우리말 '벼랑'의 여수 사투리 '비렁'에서 연유한 말이다. 이 길은 본래 주민들이 땔감과 낚시를 위해서 다니던 해안 길이다. 함구미에서 시작해 바다를 끼고돌며 장지마을까지 이어진 18.5km의 비렁길은 5개 코스로 나뉘어 있다. 코스 대부분이 경사가 완만해 무리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함구미 마을 표지석

비렁길 1코스는 다도해해상 국립공원의 절경을 한눈에 바라보며 동백나무, 소나무 등 울창한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두포까지의 오솔길은 원시림 속에서 식생의 다양함을 공부할 수 있는 자연학습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섬 서편 가파른 벼랑으로 연결한 비렁길 5개 코스는 총 18.5km로 8시간 30분을 잡는다. 섬에서 하룻밤 묵으면 전체 코스를 걸을 수 있다. 비렁길을 걷고 나온다면 1개나 2개 코스가 적당하다. 1코스와 3코스 일부를 걸었다.
 

여수 금오도 함구미 마을 등산로와 비렁길 이정표와 안내도

1코스 출발은 섬의 서쪽 끝자락 함구미 마을이다. '함구미'란 들쭉날쭉한 9개의 해안절벽이 아름다워 붙여진 마을 이름이다. 비렁길은 바로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해안절벽 위를 걷는 비렁은 시멘트 길 조차 다 닳아 헤진 산길이다. 좁은 오솔길은 지금은 사라진 용머리골 마을까지이다. 용머리골은 가파른 언덕배기에 있는 제법 큰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돌담과 돌확 그리고 빈집만 남아 있다.

비렁길에서 금오도의 가을바람과 햇살을 보고 바다를 바라본다. 가을 햇살이 부서지는 바다의 풍경은 유혹이다. 금오도는 여수에서는 더 이상 섬이라 할 수 없는 돌산도 다음으로 크다. 전국에서도 21번째로 큰 섬이다.

여수 금오도 방풍은 청정 다도해의 바람이 키운다. 천년 여수의 건강비책이 방풍이다. 방풍의 뿌리는 한약재로 쓰이지만 잎은 나물로 먹는다. 그래서 방풍나물이다. 다도해의 청정 해풍을 맞고 자란 여수 금오도 방풍은 향긋하며 쌉싸래한 맛이 일품으로 여수 남면은 전국 대규모 방풍 재배지역이다.

황금빛 자라를 닮은 금오도는 한때는 외부에서 보면 거뭇할 정도로 숲이 우거져 거무섬으로도 불렸던 곳이다. 1881년까지 나라에서 관리하는 섬으로 묶여있어 사람이 살지 않았던 것도 지금의 비경을 볼 수 있는 행운이다.

여수 금오도 비렁길에서 만나는 바다의 풍경
여수 금오도 비렁길에서 만난 검은 다람쥐의 재롱에 발길을 멈춘다. 비렁길은 자연이 준 선물로 숲의 오솔길이 아름다워 시크릿 원림이다. 자연과 사람이 하나라는 사유로 이 길을 걸으며 자연에 귀의한다.

가을에는 햇살이 곱게 웃으며 찾아오는 환하게 파란 바다가 보이는 금오도 비렁길이다. 이 숲 속에서 마음 가는 사람과 함께 걸으면 좋을 일이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비렁길 숲 속에서 파란 바다가 넘실거리는 풍경을 보면 힐링이 된다. 

Tip
전라남도 여수시 금오도 비렁길 찾아가는 길 주소: 전라남도 여수시 남면 유송리
금오도 비렁길 코스경로: 함구미~미역널방~송광사절터~신선대~두포(초포)/거리 5km
소요시간: 2시간
난이도: 보통

*비렁길 5개 코스는 총 18.5km로 8시간 30분 소요
전화: 061-690-2036 여수시청 관광과

 
 

 

 

엄금희 작가  hankook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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