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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소금물
이정민 기자 | 승인2017.01.01 15:31

2016년 병신년을 정리하면서 해외 출장 횟수를 정리해봤다. 총 7회였다.
끈적함이 가득했던 동남아, 매서운 찬바람이 가득했던 북유럽.
국가별, 도시별 개성이 저마다 넘치는 곳이었다.

7번의 해외 출장 중 내 기억에 또렷이 자리하고 있는 곳은 역시 ‘고생길’ 가득한 곳이다. 항공 역시 직항 보다는 경유지를 거쳐 가는 곳에서의 ‘고생’ 아닌 ‘낭만’으로 남아있다. 역시 여행은 힘들고 지쳐야 제 맛이다.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은 ‘망각’이란다.
다행스럽게도 ‘망각’은 소금물과 같아서 기억에 남아서는 안 될 것들은 수증기로 날려버린다. 그리고 정말 필요한 결정체만 남겨 놓는다. 시간이 지나고 이 소금 결정체들을 맛보면 짭짤하니 괜찮다. 고생이었다고 생각한 것들이 짭짤한 맛의 소금이었던 것이다.

출퇴근길 수많은 방한 관광객들을 볼 수 있다. 어느때 부턴가 그들의 눈빛과 표정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대형 면세점 옆 대형 버스에서 내리는 이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버스로 돌아오는 이들의 표정과 시선은 일관돼있다. 오로지 정면이다.

이에 반해 지하철을 타고 때로는 시내버스를 타고 5~6명 단위로 여행을 즐기는 이들의 표정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누가 더 행복해 보이냐고 묻는다면 단연, 후자다. 우선 눈빛이 살아있다. 그 눈빛에는 긴장감도 역력하다. 행여 필자가 다가가기라도 하면 잔뜩 긴장한 몸짓을 보인다. 범죄자라 인식한 것일까... 아무튼 소위 말하는 ‘단체 패키지객’들보다는 한결 행복해 보인다.

피곤함으로 따지자면 단체객 보다는 개별 여행객이 더 피곤해 보인다. 그럼에도 행복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자기 기준의 ‘소금물’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면 분명 짭짜름한 맛의 ‘소금’ 결정체가 남을 것이다. 그리고 이 소금은 한국을 다시 찾게 되는 기억의 도구로 쓰일 것이다.

단체 패키지 비하 의도는 없다. 표정이 그렇다는 것이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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