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히 흥미로운 일이 일어났다. 현직 대통령이 물러났다. 정확한 표현은 ‘파면’이다. 국민의 손으로 선발하고 국민의 의지로 퇴직이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실제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니 낯설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며 흥미롭기까지 하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은 여행과 똑같다.
상상만하고 사진으로만 보아온 그 곳 여행지를 실제 마주하면 낯설고 흥미롭다. 피곤하면 씁쓸하고 안 좋은 일이라도 일어나면 짜증도 난다. 불안이 가중되면 여행은 제대로 망치게 되다.

지난 몇 달. 우리는 계속되는 불안에 매일매일 망치는 나날이었다. 피곤했고, 좋지 않아 짜증스러운 매일이었다. 지속돼온 피로 누적으로 기대 했던 일들이 눈앞에 펼쳐졌지만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다만 흥미로울 뿐이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여행에 비춰보면 출발지에서 목적지에 겨우 도착한 경우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입출국 수속 시 시비거는 이들도 많았으며 필요이상으로 이것저것 따지는 이들도 많았다. 과연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에 시달렸지만 함께 하는 여행 동반자들은 사뿐하게 착륙하는 비행기 안에서 환희도 느꼈다. 그렇게 오랜 진통 끝에 도착했다. 그리고 즐긴다. 여행을···

이제 여행을 마치고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비싼 값 치루면서 구입한 쇼핑 물건은 꼼꼼히 잘 포장해야하고 여행 중 찍었던 사진들도 잘 체크해야 한다. 함께 여행을 나선 이들과의 친목도 다짐해야한다. 두고 가는 물건은 없나 확인해야한다. 이처럼 확인하고 체크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돌아가서 잘해야 한다. 그래야 이 행복한 여행길에 다시 오를 수 있다. 더 멋진 곳, 더 재미난 곳, 더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을 하고 싶다면 돌아가서 잘해야 한다.

5월 대선. 황금연휴의 끝자락. 우리 업계는 이른바 ‘대목’을 끝내고 한 숨 돌리는 때다.
바로 이때. 이때 잘해야 한다.
다음 여행길에 고생하고 싶지 않으면 잘해야 한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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