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야행 벚꽃들의 합창

▲백제 금속공예 최고의 걸작품인 백제금동대향로의 조형물이 있는 부여 정림사지이다. 백제 성왕이 538년 봄, 사비성으로 도읍을 옮기면서 도성 안을 중앙 그리고 동서남북 등 5부로 만들고 그 안에 왕궁과 관청, 사찰 등을 세웠다. 나성으로 에워싼 사비도성의 중심지에 정림사가 세워졌다.

벚꽃과 함께하는 부여 야행을 즐기기 위해 찾은 날은 봄을 시샘하는 찬비에 바람까지 불어 춥다. 올해로 부여에서 3년째 열리는 부여 야행은 야행의 주 무대인 민윤기 치과 앞에서 개막 점등식을 했다. 부여 야행은 4월 6일부터 7일까지 2일간 유네스코 세계유산 정림사지와 부여 향교 일원에서 열렸다. 

▲부여 정림사지 오층 석탑이 백제시대 건축의 모든 것을 대변하려는 듯 제자리에 원래의 모습을 잃지 않고 남아 있다. 백제 사비시대의 석탑으로 완벽한 비례적 수치에 의하여 만들어져 매우 안정되었으며 아름답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벚꽃과 함께하는 부여 문화재 야행의 개막식을 즐기기 위해 모여들었다. 벚꽃과 함께한 야행에 행사장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부여의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 부여의 이야기가 담긴 체험과 공연 프로그램을 즐겼다.

▲부여 정림사지 석조여래 좌상이다. 정림사는 백제 멸망 때까지 번창하였던 사찰로 고려 시대에 다시 흥성했다. 이 석불상은 고려 때의 번성을 보여준다. 백제를 대표하는 사찰의 백제시대 조각도 아니고 형체도 잘 남아있지 않으나, 고려 시대에도 정림사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시사하는 불상으로 의미가 있다.

이번 야행은 이색 창조거리의 백마강 달밤 야시장도 둘러보고 컬링 체험으로 부상으로 물병도 받았다. 부여 향교 앞 벚꽃길에서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과 아트마켓 등이 펼쳐져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한데 어우러졌다.

▲부여 국보 제287호인 백제금동대향로다. 23개의 산들이 4~5겹으로 첩첩산중을 이루는 풍경을 보여주고 피리와 소비파, 현금, 북들을 연주하는 5인의 악사와 각종 무인상, 기마 수렵상 등 16인의 인물상과 봉황, 용을 비롯한 상상의 날짐승, 호랑이, 사슴 등 39마리의 현실 세계 동물들이 표현되어 있다. 봉황이 목과 부리로 여의주를 품고 날개를 편 채 힘 있게 서 있는데, 길게 약간 치켜 올라간 꼬리의 부드러움은 백제의 특징이다. 봉황 앞 가슴과 악사상 앞뒤에는 5개의 구멍이 뚫려 있어 몸체에서 향 연기를 자연스럽게 피어오를 수 있다.

부여 야행은 정림사지 돌담길과 부여 향교와 의열사 일원에서 열려 문화재 야행이 지역재생과도 연결되었다. 부여가 가지고 있는 백제 고도의 문화와 역사적 장점을 융합하여 문화공간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다. 

활짝 핀 벚꽃 아래서 펼쳐진 문화의 향기, 부여 문화재 야행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정림사지 일원에서 열려 더욱 뜻깊다. 문화재를 관람하면서 거리를 걷고, 공연도 보며 역사를 되새기는 문화재 야행이다. 

▲이색 창조거리에서는 부여 달밤 야시장과 전통시장이 사람들을 맞는다. 전통시장을 활용한 먹거리 체험 존이다. 부여 야시장의 판매대에는 농산물과 해산물이 풍부하다. 부여시장을 통해 부여 관광 활성화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Tip
충청남도 부여 야행 찾아가는 길 주소: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정림로 83
전화: 041-830-2217 

엄금희 기자  ekh@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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