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시간을 나눠주는 일이다.
여행을 통해 자신에게 시간을 나눠주고 또는 가족에게 또는 연인에게 시간을 나눠주는 일이다.

아무에게나 시간을 나눠줄 수는 없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인간의 삶은 실수의 연발이라 때론 원치 않는 이에게 시간을 나눠주고 후회가기 십상이다.

국가의 3요소가 있듯 여행의 3요소가 있다. 시간, 공간 그리고 사람이다.
이중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사람이며 다음이 시간일 터. 일단 시간이 있어야 여행 계획이 수립된다. 언제 가냐가 어디로 가냐 보다 선행되는 이유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여행의 경우 ‘어디로’보다 ‘언제’의 결정이 더 우선되고 있다. 해외여행의 경우 큰 틀에서는 국내여행과 비슷하지만 장소의 우선, 그리고 시간의 우선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내 여행은 특별한 예약없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오지만 해외여행은 항공 등 현지 체류에 대해 다소 복잡한 선행 요건들이 필요해서다.

하지만 이 역시 해외여행의 다양한 조건들이 단순화 되면서 장소보다는 시간의 중요성이 앞지를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여행에서 시간의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는 또 있다. 바로 경험(체험)여행의 증가다.

나 자신에게 더 많은 시간을 나눠주고 싶은 심리다. 급증하는 ‘나홀로족’ 등 최근의 사회 현상과 무관치 않다.

여행을 통해 자신에게 더 많은 시간을 나눠주고 스스로 나눠 준 시간동안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의지다.

돈을 벌고자 하면 이 나눠지는 시간에 누릴 수 있는 여러 가지 것들을 준비하고 선보이면 될 듯 하다.

전 세계인의 눈과 귀와 생각까지 점령해 버린 스마트폰은 우리들의 시간을 잡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담겨 있으니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습관적으로 시간을 내어 주고 있다.

이제는 너무나도 당연한 '카카오톡' 역시 세상에 등장하기 전 모든 이들은 하나같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플랫폼에 몇 십초 이상 머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당연시했다.

세상에서 가장 바쁜, 대한민국 국민이 문자 메시지 플랫폼에 1분 이상을 머문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바보같은 소리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마도 하루 평균 100분 이상도 머물고 있는 이들도 태반이다. 시간을 잡은 것이며 우리는 시간을 나눠준 것이다.

미래는 시간을 나눠줄 만 한, 나눠 받을 만한 무언가를 준비하고 보여줘야 한다. 붙잡아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여행’이라는 것은 이미 구매자가 일정 부분 시간을 할당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는 산업이다. 3일, 7일, 10일 미리 이 시간을 나눠 주겠다고 업자들에게 알리고 시작한다.

이미 정해진 시간이기에 붙잡아 둘 시간의 연장이 현실적으로는 어렵겠지만 두 번째, 세 번째 는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내용이 중요해진다. 지금보다 더 많고 성의있고 재미있는 내용이 필요하다. 이는 FIT, 단체, 패키지를 구분치 않는다. 여행 목적지, 머무는 숙소 역시 구분치 않는다.

시간을 더 많이 나눠받고 싶은가?
고객이 원하는 것 외에 그들이 싫어하는 것까지 파악하는 ‘디테일’이 필요하다. 지금의 고객은 싫어하는 것에 대해 명확히 외치고 있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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