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스마트관광 체계 갖추는데 주력
대중교통 체제 개편 40분이면 어디든지
제주관광, 양보다 질·이익 공유·도민 주도권 확보

한국 관광은 크게 서울과 제주로 나뉜다. 상징성이 그렇다. 그래서 바라는 것 원하는 것 바로잡아야 할 것들이 많다. 일각에서는 중국에 점령당한 듯이 바라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지속 성장이 가능한 제주 관광을 위해 제주 행정 당국은 무엇보다 도민에게 집중하고 있다. 도민이 보호되고 발전해야만 진정한 제주 관광이 실현되기 때문이다.

고민도 많다. 고민이 많다는 것은 기대가 높다는 것이다. 저가상품 만연, 무허가 여행업, 무질서한 여행객 등 제주 관광이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다. 풀어야 할 숙제도 많고 세워야 할 계획도 많지만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지사는 짜임새 있는 ‘전략 플랜’으로 이 모든 문제들을 정면 돌파 하겠다는 의지다.

새해를 맞아 신년 특집 인터뷰로 원희룡 지사를 만났다. 무엇보다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으며 해결책 또한 명확했다.

-제주관광 1500만 명 돌파 소감은?
양적으로는 굉장히 성장하고 있지만 숙제도 늘었다.
최근 제주 경제성장률이 전국 1위를 기록한 것은 관광이 제주경제를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502만 명이던 관광객이 10년 사이 세 배 이상 늘었고 크루즈관광객도 100만 명을 넘어섰다. 제주관광이 전성기라고 하지만 도민 개개인에게 돌아오는 것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오히려 쇼핑이 일부 면세점에 집중되고 저가 패키지 관광상품의 문제, 교통, 쓰레기, 하수처리는 한계에 도달해 제주도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래서 단순히 관광객 숫자가 늘어나는 것보다 이익을 제주도 전체가 공유하고 제주도민이 주도권을 갖고 갈 수 있는 방안이라든지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 발굴, 제주도민이 직접 운영하는 관광자원, 음식점과 관광객을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편리한 스마트관광 체계를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제주의 자원이 무한정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를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는 환경자원총량제, 그리고 혁신적인 대중교통과 쓰레기 재활용 정책도 도입하고 있다.

"제주관광 인프라들이 질적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연관 산업과의 고리를 연결하고 관광객 급증에 따른 성장통을 극복하는데 더욱 힘쓰겠다"

-대한항공 제주~일본 직항 복항 성과는?
아직 성과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 그래도 직항 재개 이전에 20~30% 수준에 머물렀던 탑승률이 70% 이상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은 기회가 있다는 의미다. 현재 도쿄와 오사카에 편중된 직항편을 나고야, 후쿠오카 등 다른 지방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복항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광객은 늘고 있는 반면 일본은 그렇지 못하다. 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략으로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복합적인 상황이다. 10여 년 전에는 일본 관광객이 최대 20만 명 넘게 온 적이 있는데 지금은 그 절반도 안 된다.

그때와 지금 관광객은 계층이나 목적이 달라지는 추세다. 우선은 일본의 여행을 주도하는 20~30대 젊은층, 그 다음 여유 있는 중장년층, 그리고 3세대 재일교포를 연계한 마케팅에 주력해야 한다.
이러한 방향을 잡고 직항편 확대, 저비용항공사를 활용한 신규노선 취항 등 접근성을 높이고 광고노출 빈도 확대, 쇼핑과 한류 마케팅 같은 맞춤형 관광 상품과 프로그램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시와 MOU를 맺고 제주 관광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성과는?
중국인 관광객은 제주와 서울 동시 관광을 가장 선호한다.
또 서울 시민들이 제주를 가장 많이 찾는다. 공동 마케팅을 했을 때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재작년 메르스 여파가 클 때도 서울과 중국 상하이에서 함께 세일즈에 나섰다.
그해 262만 명이던 외국인관광객이 작년에는 359만 명으로 37% 증가하고 사상 최대 관광객이 제주를 찾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제주 대중교통 30년 만에 손본다고 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정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제주도의 대중교통이 그동안 불편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 교통체증도 심각해지고 있다. 그래서 상주인구 100만 명을 대비해 ‘제주교통혁신계획’을 수립했다.
불합리한 도로와 신호체계를 획기적으로 정비해서 교통의 효율성을 높이고 이용하기 편리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기본 목표다.
가령 제주도내 곳곳을 간선과 지선으로 연결하고 40분이면 원하는 곳을 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 전역 시내버스화, 급행버스제, 노선체계 개선, 우선차로제 신설, 마을중심 버스 공급 확대, 환승센터 구축 등 오는 8월부터 단계별로 도입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신교통수단 도입, 차량총량관리 법제화 등 더욱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려고 한다.

-합리적인 가격의 중가 호텔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민박 레지던스 같은 부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2010년 이후 제주도내 관광숙박시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 파악된 객실수 2만 7800실의 절반 이상은 호스텔과 콘도형 민박 등 기타 관광숙박시설이다.
제주올레탐방객을 위한 올레 게스트하우스도 곳곳에 네트워크가 잘돼 있다. 스마트폰만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알뜰한 제주여행이 가능하다. 숙박시설 통합관리시스템도 구축해서 운영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저가관광개선, 개별관광객 확대, 관광시장 다변화'를 제주관광의 3대 핵심과제로 삼고 이를 중점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궁극적인 방향은 양보다 질, 이익의 공유, 도민 주도권 확보다. 이를 위해 저가관광과 시장의 고급화, 다양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저가관광의 경우 마이너스 투어피, 과도한 면세점 수수료, 일부 중국계 업체 독과점 문제 등의 문제가 많은데 음식·숙박·기념품점 등 중국 관광객 다중 이용업체 규제, 무등록여행업과 무자격 가이드, 자가용 유상 운송행위에 대한 합동단속 강화, 적정 송객수수료 상한 제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개별관광 확대를 위해서는 스마트폰 하나면 모든 정보를 쉽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관광섬 프로젝트, 제주관광 종합지원 서비스센터 설치, 스마트 1:1 실시간 채팅 서비스 도입 및 관광불편 즉시 해결 현장 출동반 운영(2017년 하반기)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일본과 동남아, 중앙 아시아권에 마케팅 거점을 확보하고 신규 직항로도 적극 개설해 나갈 것이다.

"제주도 전역을 공공 와이파이와 비콘(Beacon)으로 연결하는 스마트관광섬 구축계획이 본격화되고 7월에는 강정 민군복합항에 크루즈유람선이 취항한다."

-중국 관광객을 위해 ETA(전자여행허가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외국 사례를 보면 부작용도 많다. 비자 제도 부활이라는 편견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ETA 도입은 세계적 추세다. 일부 불편한 점은 있지만 사전에 출입국 부적격자를 미리 걸러낸다는 차원에서 불가피한 면이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신상정보를 미리 확보하게 되면 범죄예방과 불법체류자를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선량한 관광객과 도민을 보호하자는 취지다. 법무부와 협의해 현실에 맞게 적용되도록 해 나가겠다.

-인바운드 여행사들의 경우 중동 등 고품격 상품 유치를 위해 중동어 버전 제주 자체 홍보 판촉물 제작이 많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또한 이슬람권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할랄 음식점이 제주에 전무한 상태다. 이에 대한 생각은?
큰 틀에서 공감한다. 최근 동남아권 무슬림들의 방문이 늘어나고 여행 씀씀이도 많은 편이다. 그래서 무슬림 언론들을 대상으로 팸투어를 하고 무슬림 관광객을 대상으로 관광패턴에 관한 설문조사도 실시해서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제주산 식재료를 활용한 무슬림 친화 메뉴 보급, 할랄인증 컨설팅, 무슬림 관련업체 교육, 그 밖의 인테리어와 기도실 설치 등을 지원하고 있다. 시장수요에 맞게 개선할 부분들은 계속 맞춤형으로 갈 것이다.

-올해 제주 관광 발전을 위한 단기 계획은?
올해 제주관광에 몇 가지 중요한 변화가 예약돼 있다.
제주도 전역을 공공 와이파이와 비콘(Beacon)으로 연결하는 스마트관광섬 구축계획이 본격화되고 7월에는 강정 민군복합항에 크루즈유람선이 취항한다.
10여 년 만에 MICE 다목적 복합시설 확충도 본격화되고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복합 리조트인 ‘제주신화월드’도 부분 개장 된다.
이러한 제주관광 인프라들이 질적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연관 산업과의 고리를 연결하고 관광객 급증에 따른 성장통을 극복하는데 더욱 힘써야 한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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