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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 없다"
이정민 기자 | 승인2017.10.15 20:30

제주도의 ‘절물자연휴양림’에는 철창 모양의 우스운 체험 코스가 있다. 철창 간격을 각 사이즈별로 만들어 자신의 뱃살 사이즈를 재어보는 것인데 복부 비만이 최고로 심각한 이들에게는 마지막 단계인 ‘답이 없음’ 코스만 통과할 수 있다.

재미난 구조물이긴 하지만 현재 제주도 관광 수용태세를 대변해 주는 것 같아 두 번 세 번 생각하게 한다. 되뇌이는 단어는 ‘답이 없음’이다.

제주도민들의 표현에 의하면 이른바 ‘육지사람들’에게 제주도는 영원한 휴식처며 낭만의 여행지다. 아무리 해외여행을 많이 간다 해도 해외여행을 대신해 줄 수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휴양지며 여행지, 아직은 제주도다.

어느새 상업단지처럼 변해버린 제주도는 이제 답이 없는 여행지로 변했다.
문제가 더해지는 국제 학교 설립과 운용 문제는 그렇다쳐도 무분별한 관광 시설물들의 난립은 더 이상 ‘자연=제주’는 실종돼 보인다.

가관인 것은 이제 제주 여행에 있어 더 이상의 선택은 불가해 보인다는 것이다.

공항에 도착하면 최근 문을 연 한 테마파크에서 운영하는 각종 캐릭터 인형들이 무작위로 여행자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홍보에 열을 올린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들은 좋던 싫던 자신의 아이들이 선호하는 이 캐릭터 인형과 사진을 찍어야 하며 아이들의 적극적인 요구로 반드시 한번은 가야하는 곳이 됐다.

세계 어느 공항을 가 봐도 민간에서 운영하는 업체가 공항에 직접 나와 자신들의 홍보물을 나눠주고 홍보하는 공항은 본 기억이 없다.

제주 행정 당국과 공항 측 역시 이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 오히려 제주 관광 인프라 증가 차원에서 오히려 부축이는 것 같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오죽하면 현지를 안내하는 가이드의 입에서도 한숨만 나오는 실정이니 제주 여행은 이제 답이 없어 보인다.

이같은 행태에도 불구하고 최근 IATA 발표 자료에 따르면 김포~제주 노선은 전세계 국내선 이용율 1위다. 이것만 봐도 육지 사람들에게 제주도는 아직까지 여행의 ‘로망’이자 신비의 섬인 셈이다.

한국 관광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은 여러 가지가 나온다.
접근성, 숙박, 먹거리, 수용태세 등 이미 나온 지적사항만 해도 차고 넘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발’이다. 개발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제발 ‘개발’ 하지 말라는 것이다.
제주의 아름다움은 자연이다. 동해, 서해에서는 만날 수 없는 그림같은 해변, 신비로움을 더해가는 한라산과 성산, 목장들, 해안 도로···

제주를 찾은 이들의 첫 번째 목적은 바로 자연과의 만남이다. 자연을 느끼고 자연을 담고 싶은 게다. 공항에서의 첫 만남 역시 제주의 신선한 바람과 공기다. 테마파크의 홍보 전단지는 아니다.

최근 제주도는 일본 여행객 유입 증가를 위해 제주~일본 항공 노선 증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알려진대로 일본은 다양하고 개성있는 테마파크가 이미 여럿 존재한다.

이런 국가를 상대로 지금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무작정 항공 노선만 증가한다면 오지도 않을 뿐 더러 한번 오고 땅을 치고 후회할게 불 보듯 뻔하다.

혹자는 중국 관광객을 모으기 위해 지금의 제주 모습으로 변했다고도 한다. 핑계며 중국인을 무시하는 행태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여행 콘텐츠와 상업적 개발 등이 지금의 제주를 만든 것이다.

제주관광공사 사장 공모가 몇 차례 실패 후 드디어 완료 됐다. 지역 행정 당국 출신이니 누구보다 제주에 대한 애착과 전문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제발 윗선 눈치보지 말고 제대로 된 진단부터 해야 할 것이다.

필자의 진단으로는 현재 제주 여행은 ‘답’이 없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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