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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항공권유통체계 개선 공청회’업계 공생 위한 인식 공유, 해결 과제도 남겨
이정민 기자 | 승인2017.10.21 19:23

한국여행업협회(KATA) 주관으로 열린 ‘항공권유통체계 개선을 위한 공청회’는 지난 2010년 수수료 폐지 이후 첫 공론화가 이뤄진 것으로 향후 많은 해결 과제를 남겼다.

무엇보다 문제 당사자인 항공사와 여행사가 함께 문제를 인식했다는 점에서 이번 공청회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는 단지 수수료 비용을 받고 안받고의 문제를 넘어 여행업의 근간이자 뿌리인 항공권 유통의 합리적인 체계 구축과 항공사와 여행사가 공존공생하기 위한 문제 해결의 첫 걸음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번 공청회에서 나온 핵심 키워드는 ‘통상적인 거래관계가 아닌 정상적인 거래 관계 관행’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주요 참석자의 발표 내용을 중심으로 어떤 의견이 오갔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계약 내용과 업무범위의 비현실성
항공권의 대리 판매를 함에 있어 여행사와 항공사의 계약 내용과 업무범위에 대한 각 측의 입장차는 매우 커 보인다. 이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이 황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행사는 IATA 가입비 및 연회비, 담보 제공, 시스템 이용료, GDS 예약/발권 시스템 사용료 등 다양한 명목의 비용을 부담함에 도 불구하고 BSP제도에 따라 항공권 판매 및 고객서비스 등에 대해 세세한 지시 및 감독을 받고 따르지 않으면 벌금 등 일정한 불이익을 받고 있어 업무범위에 대한 과도한 피로감은 여행사 입장에서는 불합리한 계약 및 업무 범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IATA가 모든 항공사를 대리해 개별여행사와 체결한 ‘여객판매대리점계약 (Passenger Sales Agency Agreement: PSAA)’ 조항 중에는 ‘약관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소지가 많은 조항이 있으며 특히 계약서 제2조는 상당한 이유 없이 급부의 내용을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이고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월적 지위에 대한 판단은 거래상, 또는 기업 규모에 따라 항공사가 여행사 보다는 우월하다는 전제하에 이번 논의는 진행됐는데 먼저 이에 대한 항공사측의 입장 역시 귀기울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는 대형 패키지 여행사의 규모와 정책적 판단에 따라 반드시 항공사가 우월적 지위에만은 있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항공 노선이 먼저냐 상품 구성이 먼저냐”의 문제지만 이번 공청회의 기본적인 논제는 항공사가 우월적 지위, 이른바 ‘갑’의 입장에 있다는 점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이같은 기준을 바탕으로 이 황 교수는 항공사들이 여행사에게 보수를 지급하지 않으면서도 계약의 범위를 초과하는 업무를 요구하는 행위와 항공사들이 불합리한 업무수행에 따른 행정부담을 여행사에게 전가하는 행위, 인센티브 지급이 자의적이어서 충성리베이트의 성격을 갖는 부분은 항공사의 우월적 지위 남용행위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위의 내용 중 ‘계약의 범위를 초과하는 업무를 요구하는 행위’에 대한 내용의 예로 이 황 교수는 “항공사가 신규 도입하는 고객 서비스를 여행사가 대행 하는 경우에도 이에 대한 비용을 미지급한다”며 “항공사 귀책사유로 인한 고객 불만 해결은 결국 여행사가 전적으로 담당하는 경우”라고 비교 설명했다.

◆법 적용과 해석 여부 어디까지
이번 논란의 핵심은 법 적용과 해석 여부다. 관련 법률은 ‘공정거래법 중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약관법)’과 ‘항공사업법 제14조(항공운송사업 운임 및 요금의 인가 등)’ 가 이에 해당한다. 법 해석과 적용 여부는 차후에도 항공사와 여행사간 입장차이로 인해 많은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여기에서는 공청회 발표 자료에 따른 주장을 제기해 본다.

이 황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 황 교수는 여행사가 발권한 인터라인판매에 대해 판매항공사는 운송료의 9%를 운송항공사로부터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발권한 여행사에게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 행위는 대리점위반 소지가 있으며 여행사의 개별항공사에 대한 규정위반에 대해 전체 항공사가 거래를 중지하는 공동행위는 지나치게 여행사의 판매 및 발권행위를 제약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IATA가 현금가치가 100%인 여행사의 담보를 10~30% 임의로 감액하고 신용카드 판매분에 대해서도 100% 담보를 받았던 사례 등은 항공사가 만든 대리점관리규정에도 없었던 부당한 행위라고 설명했다.

대리점법은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의 특별법이므로 대리점법 위반이 아니어도 공정거래법 위반이 성립할 가능성은 상존하는 상태로 현재 대리점법 판례가 없는 상황이어서 섣부른 판단은 무리지만 항공사와 여행사 측은 이에 대한 대비는 필요해 보인다.

대리점법 시행령 제6조 제4호 등에 관한 위반 소지는 BSP 담보제도의 불공정성과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IATA가 임의로 감액하도록 하고 있는 BSP 담보인정비율은 객관적 기준없이 자의적으로 적용해 여행사들에게 불합리한 손해를 끼치는 경우로 여행사별 신용상태에 대한 고려가 전혀없고 호주나 일본 등과 비교해도 유난히 한국의 여행사들에게 불리한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황 교수가 지적한 약관법 위반 소지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현행 PSAA 등 대리점 계약은 약관법 제 15조가 적용 제외로 정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운송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항공사의 운송약관 등 항공업의 본질에 직접 관계되는 범위에 속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PSAA 중 다음 조항은 약관법 위반 소지를 담고 있는데 내용 원문은 다음과 같다.
“such Rules Resolutions and other provisions as amended from time to time are deemed to be incorporated in this Agreement and made part hereof and the Carrier and the Agent agree to comply with them”

이 황 교수는 위의 내용에 대해 “상당한 이유 없이 위의 내용을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약관법 제10조 제1호) 또는 동시에 일정한 작위가 있을 경우 고객의 의사표시가 표명된 것으로 보는 조항(약관법 제12조 제1호)으로 무효일 가능성 있다”고 지적했다.
계약당사자의 대등한 관계를 균형있게 정한 것이 아닌, 항공사의 권리와 여행사의 의무만을 내용으로 했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 수수료 폐지 조치의 법적 쟁점
법 적용과 해석 여부의 연장선으로 그렇다면 법적 논쟁 또는 쟁점은 무엇인가?
신영수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주제 발표문을 토대로 살펴본다.

먼저 신영수 교수는 발권에 따른 대리인(여행사)의 물적, 인적, 시간적 비용에 대한 부담은 항공사가 부담해야 하는 것이 법리상 합리적인 결론이자 원칙이라고 밝혔다.

신영수 교수는 ▲여행사들에 대한 차별적 취급 ▲발권수수료 폐지 과정의 카르텔 발생 여부 ▲수수료 떠 넘기기로 인한 소비자 피해 등에 대해 지적했지만 객관적 판단 기준이 필요한 상황에서 법적 쟁점만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대리점 거래에서의 불공정행위다. 신영수 교수에 따르면 ▲여행사는 항공사의 항공권 발권 업무를 위탁받아 판매하는 지위를 가지는 바, 현행 대리점법상 여행사는 대리점에 해당하며 ▲항공사의 수수료 폐지행위 역시 공급업자로 항공사가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대리점인 여행사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거나 그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에 해당한다. 단, 현행 대리점법은 공급자가 중소기업이거나 대리점이 대기업인 경우를 법 적용제외 사유로 규정(동법 제3조 제1항)이 있으며 따라서 대리점으로서 여행사의 규모에 따라 동법의 적용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항공사업법 위반 여부에 대한 내용도 존재한다.
신영수 교수가 제기한 주장에 따르면 현행 항공사업법 <제14조-국제항공운송사업자와 소형항공운송사업자는 해당 국제항공노선에 관련된 항공협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국제항공노선의 여객 또는 화물의 운임 및 요금을 정하여 국토교통부장관의 인가를 받거나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신고토록 하고 있음>

신영수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 규정에서 정한 기준 (제비용 + 적정이윤 포함)으로 항공운임이 신고·승인되는지 여부(판매수수료가 항공운임을 구성하는 제비용에 포함되는 요소임에도 이를 소비자에게 받게 하는 항공사의 부당이득 편취 행위)가 문제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항공유통비용을 여행사가 소비자에게 징수하는 것이 소비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항공운임 총액을 표시토록 한 항공사업법 제62조의 입법취지에 부합되는지도 문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위와같은 법적 쟁점 외에 신영수 교수는 “항공사의 판매수수료폐지가 여행사와의 사전 협의 없이 사실상 일방적으로 단행됐다는 점이 문제”라며 “단, 본 조치로 인한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여부는 단순히 경쟁제한성 및 항공사의 의도나 목적은 별도로 규명돼야 한다”고 밝혔다.

◆ ‘Agreement’ 용어의 혼란
앞서 밝힌 국내법 외에 국제적 계약 상 해석의 문제와 이에 따른 법적 문제는 비단 항공 및 여행업계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국제적 무역 거래상 이같은 해석의 오류 및 적용 문제는 타 산업분야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수수료 폐지에 관한 문제 역시 IATA라는 국제협회와의 상관관계로 인해 한번쯤 따져볼 만한 주제로 부각되고 있다.

채형복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IATA 대리점 관리 규정에 대한 국제법적 평가'라는 주제 발표에서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했다.

여객판매대리점계약서 (PSAA·Passenger Sales Agency Agreement)가 핵심으로 채형복 교수는 “PSAA의 ‘Agreement’를 국문번역에서는 ‘계약서’로 사용하고 있는데  ‘Agreement’는 계약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 항공사와 여행사의 공통된 주장이 담겨 있는 내용의 계약서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PSAA 제1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계약서(PSAA)는 대리점이 위치한 국가에서 효력이 있는 판매대리점규칙에 의거 항공사가 대리점을 임명과 동시에 양자 간 효력이 발생된다. 효력이 발생되면 본 계약서는 첨부 수정내용과 같이 그 항공사와 그 대리점간 그들이 여기서 마치 거명되고 여기에 당사자로 양자가 서명한 것과 같은 동일 효력을 발생한다.

PSAA 제3.2조는  다음과 같다.
본 계약에 의거 판매된 모든 서비스는 항공사를 대신해서 판매되어야 하며 대리점에게 제공된 항공사의 요율, 운송약관 그리고 항공사의 서면지시에 의거 판매되어야 한다. 대리점은 항공사가 제공한 서비스를 위해 사용되는 운송서류에 명시한 조건을 어떠한 방식으로도 수정 변경할 수 없으며 대리점은 항공사가 정한 방식으로 이런 서류를 작성한다.

위의 조항의 경우 앞서 밝힌 국내법과는 다소 상반된 내용으로 업무상 발생되는 모든 문제는 대리점에 있을 수 있어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게 채형복 교수의 주장이다.

이에 채 교수는 “우선 IATA에서 채택한 문서와 업계의 번역상의 문제를 검토해 봐야 한다”며 “표준화된 번역문과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 할 수 있는 법적 메카니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결론··· “법적 지위 검토 선행 돼야”
수수료 폐지 문제를 유통 거래상 우월적 지위만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주관적 오류의 위험성에 빠질 수도 있다. 이에 어떤 법이 우선이며 상위법 적용을 받는냐가 가장 객관적인 기준이 될 수 있다.

채형복 교수는 “현행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일방적 계약변경이 가능하도록 해석되고 있는 대리점관리규정은 국내입법이 아닌, 항공운송에 관한 국제적 기구인 IATA의 한 규정으로 이 규정에 대한 법리적 검토가 절실해 보인다”며 “이 규정이 항공사간의 국제적 규율로서 국제법적으로 어떠한 지위를 갖는 것인지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면 법률·명령·규칙 등 어떠한 지위를 갖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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