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내용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발간하는 ‘한국관광정책’ 제70호 중 이성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연구본부 국제관광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의 ‘LCC 국내·외 동향 및 전망’ 내용을 발췌한 것임을 알린다.

◆LCC의 역사
1967년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west Airline)이 신규로 항공여객 운송시장에 진입하려고 했을 때에는 이미 항공여객 수요에 비해 항공사들이 포화상태였으며 또 기존 항공사들에 의한 진입장벽이 높았기 때문에 시장 진출이 어려웠다.

이에 사우스웨스트항공은 1971년에 항공사를 설립한 후 기존 항공사들과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수립하게 됐다. 우선 항공운항 빈도가 낮은 공항중심의 단거리 노선을 주로 운항함으로써 기존 항공사들과 운항 노선이 중복되지 않도록 하며 죄석 등급을 폐지하고 승객들을 선착순으로 탑승시키며 도유 항공기종을 단일화함으로써 정비사 및 승무원들의 훈련비용과 정비비용 및 유지비용을 절감시켰다.

그리고 “본 항공기 내 전 좌석에서 금연이므로 담배를 피우고 싶은 승객은 항공기 밖 날개로 나가서 피우라”는 등 엔터테인먼트 수준의 기내 방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편 기내에서 식음료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 탑승요금을 인하했다.
근래 들어서는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인지도가 높은 저비용항공이지만 저비용항공의 역사가 처음시작 될 때만 하더라도 매우 파격적인 운영방식이었다. 이와같은 사우스웨스트항공의 비즈니스 모형은 항공여객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얻어 1975년 약 500만 명이던 연간 탑승객 수는 1986년 1300만명으로 증가했으며 현재는 약 60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1일 동안에는 평균 2700대의 사우스웨스트 소속 항공기가 미국 29개주 55개 도시를 비행하고 있을 정도로 크게 발전했다.

◆LCC의 특성
일반적으로 항공여객들은 저비용항공사란 항공요금을 대폭 할인해 판매하는 저가(low price)항공으로 오인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간혹 승객들로부터 ‘“저비용항공은 음료나 식사도 제도하지 않는 등 서비스 수준이 낮다”거나 “항공요금이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고 좌석도 아주 좁아서 승객들을 짐짝 취급하는 느낌이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곤 한다. 그러나 LCC라는 용어는 Low Cost Carirer, 다시 말해서 저비용항공사를 의미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즉, 항공사를 운영하는데 있어 소요되는 고정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방법으로 항공요금을 인하해 승객들에게 FSC(Full service carrier)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으로 승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항공운송산업은 고정비용이 비교적 높은 특징이 있다.

우선 항공기를 구매하거나 리스를 하기 위해 투입되는 비용이 존재하며 또한 B737혹은 A321 급 항공기 1대당 평균 6명의 운항승무원(조종사)이 필요하며 객실승무원 및 정비사들과 그리고 발권 및 운행지원을 담당하는 지상직원, 행정직원, 운항센터, 전산센터 직원 등이 필요하므로 인건비 비중도 크다.

근래 들어 일정한 비행운항 경력을 보유한 조종사의 공급이 턱 없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수억원 대의연봉을 지급해야 하므로 인건비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항공기 비용을 감축하기 위해 퍼스트 클래스나 비즈니스 좌석은 설치하지 않으며 영화 및 TV 상영이나 게임을 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기들도 설치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LCC들이 단거리 노선을 운항하므로 승객들이 영화나 TV를 시청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기도 하지만, 각 좌석마다 엔터테인먼트 기기 설치를 위한 별도의 비용이나 영상물에 대한 저작권료를 절약하기 위해서다.

저비용항공사들은 고정비용을 감축하는 대신 인하된 항공요금을 받아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특성 상 일반 FSC항공사들과는 상이한 비즈니스 모형을 적용하고 있다.

아일랜드국적의 세계 최대 LCC 항공사인 Ryan Air의 경영 방침은 “그 어떤 서비스도 승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지 않겠다”다. 승객들이 항공권 발권 시 KIOSK를 이용하지 않고 항공사 프론트에서 직원을 통해 발권하면 여지 없지 수수료를 징수하며 기내 선반에 수하물을 실어도 별도의 요금을 받는다.

기내에서의 식음료도 당연히 돈을 지불하고 사먹어야 한다. 창가 좌석이나 복도쪽 좌석과 같이 승객 자신이 특별히 선호하는 좌석을 선택하고자 할 때에도 특별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미국의 프론티어 항공은 기내에서 모포를 요구하는 승객에게 12달러를 요구했는데 해당 승객이 난동에 가까운 거센 항의를 하는 바람에 중도 회항한 사건도 발생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정서 상 LCC 고유의 비즈니스 모형을 적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가령 기내가 추워서 승무원에게 모포를 달라고 했는데 1만원을 납부하라고 하면 그것을 조용히 수용할 승객은 아마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해외주요 LCC들은 목적지 공항에 착륙한 후 승객들의 하기와 탑승, 정비점검 및 급유 후 재출발까지 25분을 유지하고 있다. 공항에 항공기를 세워놓는 시간에 비례해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LCC 전용 터미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는일반 항공사와 동일하게 2시간이 소요되는 실정이다. 그래서 해외 유수 LCCC들의 영업이익률은 18%~29.3%에 이르는데 반해, 우리나라 LCC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0.0~8%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LCC 운항 현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LCC들의 운행 실적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영남에어 및 한성항공이 LCC사업항공기 1대를 도입, LCC사업을 운영하다가 고유가 및 환율문제와 정비문제로 파산하는 등 우리나라 저비용항공 역사에 굴곡은 있었지만 LCC의 국내선 및 국제선 항공여객 운송 비중은 2014년 각각 15.9% 및 11.5%였으나 2016년에는 각각 56.8% 및19.6%로 증가했다.

국민들의 제주여행 및 해외여행 수요가증가함에 따라 LCC의 운송비중은 더욱 증대될 것이라는 것이 항공업계의 일반적인 중론이다. 2016년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이 운항을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LCC는 총 6개사로 증가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LCC계에서 처음으로 보유항공기 대수가 30대를 넘어섰으며 더 이상 LCC가 아닌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의 뒤를 이어 제3 국적항공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진에어와 제주에어는 임대료가 상당히 높은 인천국제공항에 라운지까지 신청한 점을 감안하면 이제 LCC의를 탈피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도 판단된다.

현재 양양을 기반으로 한 플라이양양과 청주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에어로 케이 등이 신규 진입을 위해 국토교통부에 면허발급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며 에어대구, 남부에어, 프라임 항공사 등3~4개의 신생 항공사들이 LCC시장 진입을 적극적으로 준비 중이다.

단기적으로 항공여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항공사 영업이익률이 극히 낮은 상황에서 항공좌석 공급이 대폭 증가할 경우 과다 경쟁에 따른 항공여객산업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항공산업은 항공사가 자율적으로 운항노선을 결정해서 운항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양 국가 간 항공협정에 의해 운항지역 및 횟수 등이 결정되므로 결국 한 개의 노선에서 여러 항공사가 우리나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B737이나 A321 등 단일 기종을 사용하는 LCC의 특성 상 조종사 및 정비사 인력도 한정적인 상황에서 신규 항공사 설립시 조종사와 정비사 부족에 의한 정비 제약에 의한 사고 위험 증가 가능성도 일각에서 부정적 의견으로 제기되고 있다.

전 세계 LCC들이 수익 창출 및 영업이익 증대를 위해 더 많은 부문의 서비스를 유료화 하고 제한된 항공기내에 더 많은 승객들을 탑승시키기 위해 입석좌석 도입을 추진하는 등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LCC 항공여행이 불편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저렴한 항공요금을 위해 단시간 불편한 쯤은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여행객들에게 LCC는 분명 매력적인 항공사일 것이다.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여행객들은 그만큼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FSC 항공사를 이용하면 될 일이다. 그리고 폭설이나 위드시어 및 마이크로 버스트 등 기상악화로 인해 항공기가 결항되었을 때에도 탑승하고자 했던 항공사 LCC였다면 기상 조건 개선 후 다시 탑승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대부분의 LCC들은 보유항공기 대수가 많지 않으므로 다른 정기 노선을 운행해야하기 때문이다. 이 때에도 FSC항공사들은 여분의 항공기를 투입해 공항에 발이 묶여 있는 여객들은 신속하게 수송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저작권자 © 트래블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