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민간 항공사 내년 100주년 맞아
탑승률 높이기보다 한국 문화 알려 시선 모으기
창의적 발상으로 한국 시장 성장 전략 집중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재래시장인 영천시장을 즐겨 찾는 ‘마누엘 알버레즈(Manuel Alvarez)’ 영국항공 한국 지사장.
그는 이곳에서 ‘킹크랩’을 즐겨 찾는다. 스페인에서 즐겨 먹던 ‘씨푸드’와 비슷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어서 좋기 때문이란다. 한국에 운항중인 외항사 지사장중 가장 한국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어쩌면 지사장이기전에 ‘문화 전도사’라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다.
한국인도 생각 치 못했던 아이디어로 탑승률 높이기보다 한국의 참 모습을 알리고 이로 인해 한국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외항사 지사장의 업무와 무관해 보이는 듯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면 그의 전략은 매우 치밀하며 고단수다. 그만의 전략을 들어봤다.

-한국에 온지 2년 반이 지났다. 근황은?
잦은 출장과 한국에서의 재미있는 생활로 바쁘다. 한국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한국인도 즐겨 하지 못하는 매우 한국적인 생활이 흥미롭다. 서대문에 있는 영천시장을 자주 찾는데 특히 해산물을 즐겨 먹는다.

-내년이면 영국항공 설립 100주년이다. 특별한 계획은?
영국항공 100주년이기도 하지만 전 세계 민간항공기 역사가 시작된 해로 영국항공이 최초라는데 의미가 있다. 1919년 영국항공이 세워지면서 민간항공의 역사는 시작된다. 2018년이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아 구체적인 이벤트나 계획은 밝힐 수 없지만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행사는 있을 것이다.

-최초의 민간항공사로 처음 도입한 것들이 많다.
지금은 대부분의 항공사가 도입하고 있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은 영국항공이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다. 또한 처음으로 기내 플랫베드를 도입, 전 세계 항공사의 트랜드를 이끌고 있다고 자부한다.

-한국시장에 대한 생각은?
영국항공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6년 전 재취항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국의 여행시장은 성장세가 뚜렷하다. 유럽을 여행하는 한국인 역시 처음 방문객은 드물 정도로 이제 한국인의 유럽 여행은 목적지가 구체적이고 다양화됐다. 해당 국가의 수도보다는 지역색이 뚜렷한 곳을 선호하는 추세로 영국항공은 다양한 네트웍으로 유럽의 각 지역으로의 연결 노선이 장점이다.

영국항공은 현재 238개 도시로 운항중인데 평균 20%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히드로 공항에서 다른 목적지로 연결 노선이 매우 편리해 한국인의 유럽 여행에 적합한 항공사라 생각한다.

-런던을 거쳐 스페인, 포르투칼로 연결되는 다구간 연결 상품 반응이 좋았다. 추가 계획은?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영국항공을 이용해 런던에서 스페인~포르투칼을 여행하는 프로그램인데 한국인에게 최근 관심이 늘고 있는 지역으로 향후 기회가 된다면 다시 시도할 수 있다.
(*다구간 연결 상품: 3월 31일까지 서울에서 런던을 방문하는 영국항공 탑승객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무료로 여행할 수 있다. 영국항공이 취항하는 이베리아 반도 18개 도시에 추가운임 없이 여행할 수 있으며 런던에서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이비자, 세비야 등 스페인 13개 도시와 포르투갈 4개 도시 및 영국령 지브롤타까지 향하는 직항편을 이용할 수 있다. 스페인 이동 후, 자매사 이베리아항공을 이용해 스페인 국내선 28개 노선 중 한 구간을 무료 이용할 수 있는 ‘개인 FIT 운임’ 혜택을 제공한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동시에 즐기고 싶은 여행자들은 두 나라 모두 무료 여정에 넣을 수 있다.)

-한국시장 안착 원인은?
영국항공과 한국인이 추구하는 여행 스타일이 맞아 떨어진 것 같다. 영국항공은 현재 238개 도시로 운항중인데 평균 20%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히드로 공항에서 다른 목적지로 연결 노선이 매우 편리해 한국인의 유럽 여행에 적합한 항공사라 생각한다.

-한국 내 유럽 노선 항공사가 많다. 경쟁력에 대해 평한다면?
한국 내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영국항공은 항공기종의 차별화를 통해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을 돕고 있다. 드림라이너 787-9 기종을 도입, 장시간의 유럽 여행에 편안함을 제공하고 있으며 런던의 터미널 5에서의 연결성이 매우 좋아 충분히 경쟁 우위에 있다고 본다.
특히 클럽월드 비즈니스 좌석은 탠저린의 공동 CEO인 한국인 디자이너 이돈태의 아이디어로 설계됐으며국제적인 찬사를 받았다. 이는 ‘Z’자형 좌석 모양으로 넓고 편안한 베딩과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는 좌석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영국의 대표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화이트 컴퍼니(The White Company)와 파트너십을 맺어, 프리미엄 좌석의 침구와 어메니티 킷을 좀 더 고급스럽게 향상시켰다. 월드 트레블러 플러스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넓은 좌석으로 앞 좌석과의 간격이 더 떨어져 있으며 38 인치의 공간으로 31인치를 제공하는 월드 트래블러 보다 여유 있는 공간과 새로운 해먹 스타일을 제시해 머리와 발을 기댈 수 있어 기댈 수 있는 공간을 넓혔다.

-외항사로 드물게 지자체와의 협력이 흥미롭다.
부산발 KTX와의 연결 프로그램으로 지방 수요를 돕고 있다. 또한 전주시와 협력해 전주 국제 영화제 출품작을 영국항공 기내 엔터테인먼트로 제공한다.

-한국의 단편영화를 기내에서 누가 보나?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자국의 단편영화를 기내에서 보지 않는다. 이 프로그램은 글로벌 시장에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자 하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이 단편영화는 현재 영국항공이 운항중인 전 세계, 전 노선에서 상영된다. K-POP 등으로 대변되는 한국의 문화는 이제 전 세계에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알고 싶어하는 한국의 문화는 단편영화속에 녹아있다. 화려한 서울 도심의 모습보다 평범한 한국인의 일상, 골목길, 서민들의 터전 등 진짜 한국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것을 알리는 것이 첫번째 목적이고 이를 통해 한국 노선 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

-직접 기획한 일인가?
그렇다. 내가 아이디어를 내고 운영 중인 프로그램이다. 전주영화제를 선택한 이유 역시 가장 한국적인 장소와 모습 때문이다. 나 역시 명예 전주시민이다. 또한 단편영화를 만드는 이들은 대부분 젊은 작가들로 그들이 매일매일 일상에서 겪는 문제들이 곧 한국의 문화라고 생각했다.

-타 외항사는 관광청이 있어 수요 증가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영국항공은 그렇지 못하다. 아쉬움은 없나?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관광청이 있다면 분명 수요 증가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VISIT BRITAIN’과 협력이 잘되고 있다. 정보 공유는 물론 공식적인 행사가 있을 경우 아이디어도 많이 나누고 소통이 잘되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영국항공 클럽월드 (비즈니스클래스)

-올해 한국시장 관련 특별한 계획은?
드림라이너 도입 후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재취항 6년이 흘렀는데 이젠 한국화가 많이 진행된 느낌이다. 창의력을 갖고 한국 시장 성장을 위한 방법들을 계속 찾아 볼 것이다. 한국여행객이 가려운 부분이 어디인지 발견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국 사랑이 유별나다. 이유는?
대단히 흥미로운 곳이다. 전공이 예술사학으로 예전에는 직접 단편영화도 만들고 지금은 사진작가로도 활동한다. 한국은 서울, 지방 할 것 없이 나의 시선으로는 매우 흥미로운 구도를 갖고 있는 곳이다. 도심의 빌딩, 공사장, 동네 골목골목 그리고 지방은 지방 나름대로의 매우 흥미로운 구도를 갖고 있다. 지금도 대전, 수원, 평택 등을 직접 자전거로 돌며 사진찍기를 즐겨한다.
한국은 내가 방문한 나라들 중 정말 아름다운 나라로 꼽을 수 있다. 한국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은 느낌을 준다. 울산, 부산, 목포, 동해, 포항 등의 해안가의 도시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가득 담고 있어, 그 풍경을 볼 때 마다 나를 압도 시킨다.

-한국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전 세계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서비스를 하고 싶다. 한국 고객들도 마찬가지로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다양하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영국 최고의 서비스 스타일을 한국인의 취향과 관습에 맞게 제공하고 있다. 영국항공은 따뜻하게 데워진 비빔밥은 물론 라면, 매실차 등의 한국 음식을 제공하고 2~4명의 한국인 승무원들이 있다. 또한 SNS를 활용, 고객들과 항상 소통하며 메뉴와 상품, 서비스 향상에 적극 반영한다.

◆마누엘 알버레즈(Manuel Alvarez) 영국항공 한국 지사장
2015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영국항공 한국 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영국항공과 이베리아항공의 지주회사 IAG의 영업부서에서 근무했다. 영국항공의 지주회사인 인터내셔널 에어라인 그룹의 또 다른 자회사, 이베리아항공에서 레바논과 알제리아 지사장을 역임, 이 지역에서 이베리아항공 론칭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도 했으며 그 이후 중동지역 총괄 책임자로서 업무를 담당했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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