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도’이자 국내 최고의 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경주’ 관광에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디로 가란 말인가?-엑스포 현장에 설치돼있는 안내 표지판

교통 접근성, 관광 콘텐츠 활용 능력, 개선 의지 등이 전무한 상태로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인바운드는 고사하고 국내 관광객 유치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한 상태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교통 접근성이다.
지난 2010년 KTX 신경주역 개통 후 경주 지역 중요 관광 단지인 보문관광단지로의 이동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에서 신경주역 KTX 개통으로 2시간만에 경주에 도착할 수 있다고 개통 당시 대대적으로 알렸지만 막상 신경주역 도착 후 보문관광단지로 이동 시 버스를 이용할 경우 1시간에 1회씩 배차돼 있다. 가족 단위 방문시 택시를 주로 이용하는데, 택시 이용 시 비싼 가격의 할증 요금이 적용돼 방문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애당초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경주 외곽에 만들어진 ‘신경주역사’가 문제의 출발점으로 경주 지역민들은 탁상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꼬집고 있다.

행정 당국 역시 이같은 문제점을 알고 있지만 경주 지역에서 교통 운송을 맡고 있는 이른바 ‘토착 기업’들의 입김으로 제대로 된 교통 체제의 변화는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문제로 보문관광단지내 문 닫는 호텔들도 매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보문관광단지내 한 호텔 관계자는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호텔 자체 셔틀버스 운용도 검토해 봤지만 ‘토착 기업’들의 반대로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상황속에서 지난 8월부터 경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실크로드 경주 엑스포 2015’는 볼거리 없는 문화 엑스포로 빈축으로 사고 있다.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각 국의 문화를 보여주는 문화 엑스포를 표방한 이번 행사의 현장은 온통 먹거리 장터로 변해버렸다는 지적이다.

먹거리 장터, 이곳에서는 전용 화폐로 교환해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으로 방문객의 원성을 자아냈다.

개최 장소 역시 천년고도인 ‘경주’임에도 불구하고 ‘신라-경주’의 멋과 맛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한심한 작태다.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공동 출자 출연해 지난 1998년부터 2013년까지 7회(국내 5회, 해외 2회)에 걸쳐 진행된 엑스포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해가 갈수록 망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유일하게 야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퍼포먼스. 이마저도 관람객의 안전이 담보 되지 않았다.

각 전시장에 들어서면 사진 촬영 단속에 심기가 불편한 관람객들과 단속에만 열을 올리는 자원봉사자들의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현장을 찾은 한 관람객은 “관계자들 역시 왜 단속을 하는지 확실한 명분도 없다”며 “문화재를 전시해 놓은 것도 아니고 마네킹 같은 것을 전시해 놓고 사진촬영을 금지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전시장의 동선 역시 복잡하고 각 전시장을 안내해 주는 안내 표지 역시 성인도 이해하기 조차 어려운 표시로 관람객들은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이번 엑스포에서 그나마 가장 흥미로운 것은 먹거리 장터다.
하지만 이곳 역시 서울 시내에서도 맛 볼 수 있는 ‘터키 아이스크림’이 특산물로 선보이고 있어 세계적인 문화 엑스포의 수준을 스스로 깍아 내리고 있다는 평가다.

경주 지역 관광 단체 관계자는 “경주 관광 발전을 위해서는 먼저 경주인들의 각성과 혁신이 절실하다”며 “위대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도 접근성을 스스로 막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 행정당국의 대대적인 개선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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