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규제법안이 나왔다.
표면상 대기업의 일방적 이익에 대한 제동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여행사 및 가이드 수익 원천 차단 법안이다.

여행업계 현장에서는 여행산업의 구조를 모르는 유아적 수준의 발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18일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은 면세사업자(면세점)들이 관광사업자(여행사·가이드)에게 제공하는 리베이트에 대해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범위를 넘을 수 없게 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이른바 항공권 가격에도 못 미치는 초저가 상품 판매에 대한 보상으로, 과도하게 지급됐던 리베이트 범위를 차단함으로써 여행상품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지난해 면세점의 리베이트 금액은 총 5000억 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 법안이 통과되면 관광사업자는 고스란히 이 해당 금액에 대한 수익이 없어지는 셈이다.

한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에 대해 지적하는 이들의 경우 항공 가격보다 저렴한 저가 상품의 문제를 자주 지적하는데 이는 여행사와 항공사의 블록 판매, 여행사와 호텔의 객실 거래 구조 등을 전혀 모르고 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장 구조상 과다 경쟁으로 인한 저질 상품에 대한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면세점 리베이트를 통한 수익 보존은 그나마 여행사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모객율 저하는 도미노 현상처럼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가장 많은 인바운드 숫자를 보이고 있는 중국 시장의 경우 100만원을 한국에 와서 사용한다면 이중 40만원을 여행 상품가에 나머지 60만원을 면세점 쇼핑에 사용하는 게 현재의 상황이다.

또한 한국 시장은 중국입장에서 볼 때 ‘볼거리’ 보다는 ‘쇼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현재 한-중 여행시장의 흐름이다.

하지만 면세점 리베이트 지급이 중단되다 시피 한다면 롯데, 신라 등 대기업 배불리기만 시켜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상품가를 올릴 경우 당장 모객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명약관화’ 하다는 게 여행업계의 중론이다.

다른 인바운드 관계자는 “저질상품에 대한 개선 노력은 필요하지만 리베이트를 줄이면 상품가격은 오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모객은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며 “사람 자체가 오질 않는데 무슨 쇼핑이며 여행을 하겠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저작권자 © 트래블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