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패키지 여행상품의 원조인 영국 토마스쿡 여행사가 파산했다.

영국 가디언지 등 외신들은 현지 시간 23일 178년의 역사를 가진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토마스쿡이 17억 파운드(한화 2조 5311억 원)라는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파산 신청을 냈다고 전했다.

1841년 설립된 토마스쿡은 현재 전 세계 16개국에 호텔과 리조트, 항공사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1년 평균 이용객은 1900만 여명에 달한다. 영국 당국은 토마스쿡을 이용해 현재 전 세계 여행중인 자국민 송환에 나선 상태다.

이번 토마스쿡 파산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OTA의 성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사실 토마스쿡의 파산 위기는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됐다. 시기적으로 익스피디아 등 전 세계 OTA들이 약진을 시작한 시기로 당시에도 토마스쿡 주가 폭락 등이 이어지면서 위기를 맞았으며 구조조정 등 경영 위기 탈출을 위한 다양한 해법들이 논의돼 왔다.

이에 대해 국내 OTA 한 관계자는 “2011년 당시에도 지금과 비슷한 위기 상황이 있었지만 OTA에 맞설 수 있는 기술개발·콘텐츠 개발을 외면한 채 결국 구조조정과 같은 해법으로 맞선 게 지금의 위기를 자초한 것 같다”고 말했다.

토마스쿡의 파산은 패키지 기반으로 성장해 온 우리나라 여행사에게도 적지 않은 심리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성장세를 멈춘 최근의 상황은 이같은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오형수 K트래블아카데미 대표는 “이번 사태는 우리나라 대형 패키지 여행사의 미래를 그대로 보여준 사례”라며 “OTA를 포함한 저가 여행사의 성장과 FIT로 시장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서비스나 상품을 만들지 못해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결국 브랜드나 여행사 순위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규모 자본 투입 역시 의미가 없음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포선 인터내셔널 그룹은 지난달 지분 인수를 통해 최대 주주가 됐지만 이번 파산을 막는데는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오형수 K트래블아카데미 대표는 “결국 중요한 것은 외부 자본이 아닌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외부 지원 역시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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