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산문이 있는 아양 기찻길 공원

대구의 아양 기찻길이 새로운 명물로 사랑받고 있다. 가을 여행길에서 알록달록 물든 대구를 걷는다.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나는 아양 기찻길은 낮에는 은은하고 밤에는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아양 기찻길의 모델링을 백명진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팀이 설계하였다. 폐철교를 재활용한 사례가 거의 없어 건축학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이제 아양 기찻길은 대구 금호강의 명물이 되었다. 동구 지저동과 신암동을 잇는 아양 기찻길이다. 대구선 열차 운행이 중단돼 흉물로 남아 있던 아양철교가 전망대를 갖춘 산책로가 되었다. 기찻길 중앙에 너비 8.5m, 길이 57m 크기의 427.75㎡의 전망대가 있다.
그 안에는 사람들이 경치를 즐기며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카페와 세계 영상 다리 박물관이 있다.

아양 기찻길을 손자 둘을 데리고 걷는 신사의 모습에서 어떤 추억의 이야기를 들려줄지, 그 이야기에 빠져 아련한 향수처럼 옛이야기에 빠져들 정겨운 손자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곳의 백미는 전망대에서 보는 금호강다. 가을 햇살을 받은 금호강은 잔잔한 물결 위에서 은빛 춤을 춘다. 금호강 둔치에서 보는 아양 기찻길의 전경도 더없이 아름답다. 금호강 위에 한 척의 푸른 배가 떠 있는 모습은 이제 대구의 상징이 되었다.

아양 기찻길을 추억하며 시민으로부터 온 편지의 내용이다. 질곡의 세월을 견뎌낸 사랑과 간난한 시절의 추억을 보듬은 이야기에 코끝이 시큰하다.

교량 부분은 폐침목을 그대로 활용해 산책로로 만들었다. 기존 폐침목과 폐철로를 일정한 크기로 잘라 바닥 재료로 사용해 마치 철길을 걷는 듯 운치를 즐길 수 있다. 바닥을 유리로 마감한 곳에서는 흐르는 금호강을 내려다볼 수 있다. 기존 철교 난간을 강화유리로 둘러싸 '포토존'으로 활용하고 있다.

양쪽 입구에서 들어올 수 있는 카페가 있어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이다. 차 한 잔을 놓고 긴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을 명소이다.

아양 기찻길의 아름다움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지난 3월 독일의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에서 본상인 위너(Winner) 상에 선정됐다. 이 공모전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로 꼽힐 만큼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오리 배가 금호강을 지나가고 카누가 노를 젓는 풍경은 마치 놀이공원에 온듯하다. 멋진 추억의 가을길이다. 무르익는 가을에 걸어볼 만한 기찻길이다.

시와 산문이 있는 아양 기찻길과 아양공원은 아름다운 길이다. 사색하며 산책하기 좋은 길에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길에서 시를 읽으며 카페에서 차 한 잔을 마셔도 좋을 곳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산책하며 벤치에 앉아 사색에 잠길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아양공원에는 대구여성 문인 협회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시와 산문이 흐르는 아양 기찻길을 보고 알록달록 물든 단풍길 사이로 시와 수필이 담긴 문학 작품을 읽다 보면 어느새 시인이 되고 가을 시가 떠오른다.

대구의 큰 강줄기 금호강을 건너던 아양철교는 이제 멋진 아양 기찻길이 되었다. 아양철교는 1936년부터 대구선 열차가 다니기 시작해 2008년 2월까지 70년 넘게 사용했다. 대구선이 이설되면서 아양철교는 폐선으로 남아 철거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산업문화유산으로 보존 가치가 커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사람들의 쉼터로 남았다. 아양 기찻길은 대구의 강동과 강서 지역인 신암동과 지저동을 연결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구 동구 지저동 아양공원 입구에는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기차 그림 바탕에 '시와 산문이 있는 옛 기찻길'이라는 표지판이 눈길을 끈다. 대구여성 문인 협회가 아양공원에서 '시와 산문이 있는 옛 기찻길'을 만들었다.

대구여성 문인 협회는 아양 기찻길 북쪽의 폭 20여 m, 길이 약 200m로 조성된 아양공원에 임도순, 김숙경, 전정남 씨 등 15명이 쓴 시와 수필작품 15점을 전시했다. 김숙영 시인의 '매화', 전정남 시인의 '강', 이정애 시인의 '하루를 살아도', 이선영 시인의 '강' 등 잔잔한 그리움이 배어 있는 시와 산문들이 눈길을 끌었다.

아양 기찻길 좌우로 펼쳐지는 금호강의 풍경이다. 기찻길에 올라서 아양교와 공항교 방면으로 전선이나 건물의 방해없이 금호강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아양 기찻길은 모델링을 백명진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팀이 설계하였다.
폐철교를 재활용한 사례가 거의 없어 건축학적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양쪽 입구에서 들어올 수 있는 카페가 있어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이다. 휴식을 취하거나 담소를 나누기도 좋다.

전면 통유리로 된 기하학적인 디자인의 전망대는 매력적으로 철교 위에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전망대 내부는 밝고 아늑했고, 밖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느낌을 한눈에 느낄 수 있다. 전망대 중앙에는 디지털 다리 박물관 키오스크 및 아양 뷰 모델이 비치되어 있으며 터치스크린을 통해 한국 및 세계, 주제별 다리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다. 철로를 중심으로 키오스크와 명상원이 나란히 있다.

명상원은 팔공산 방면을 감상하며 조용히 생각에 잠길 수 있는, 말 그대로 명상에 잠길 수 있는 공간이다. 유유히 흐르는 금호강과 푸른 하늘을 보며 잠시 호흡을 가다듬어도 좋을 것 같다.

기찻길의 끝에는 안내 표지판이 상세하게 나와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산책을 즐기고 통행을 하고 있다. 기찻길에서 보이는 금호강 전경이 시원하다. 멀리 팔공산까지도 잘 보인다. 또 유리바닥을 만들어 철로를 그대로 볼 수 있는 구간이 곳곳에 있어 내려다보면 흐르는 강물까지 볼 수 있다. 70여 년간 숱한 사연과 그리움을 싣고 달렸던 기차가 절로 연상된다.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과 차 한 잔의 여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로 이색적이고도 활기찬 풍경을 자아낸다. 무조건 버리고 새것을 취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옛것을 보존하고 역사를 현대의 신기술과 융합·보존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그 안에 많은 사람들의 추억과 애환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 가치는 계량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무형의 큰 자산이다.

70여 년의 세월을 거슬러 이제 영원히 잊히지 않을 추억의 공간으로 시와 산문이 있는 아름다운 쉼터로서 아양 기찻길과 아양공원은 오래도록 사랑받고 즐겨 찾는 쉼터가 될 것이다. 아양 기찻길 여행의 아쉬움을 전정남 시인의 '강'이란 시어에 묻어둔다. 

강

높은 곳에서는
빠르게
낮은 곳에서는
천천히
부지런히 흐르며
모여서 손잡고
해님 달님
풀나무 모래 돌
모두 모두 만나서
흐르고 흐르면서
받고 베푸는
쉼 없는 강

엄금희 작가  hankook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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