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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여행결정권자'를 주목하라‘Z세대’ 특성으로 보는 여행전망
이정민 기자 | 승인2020.04.19 21:45

본 내용은 지난해 12월 미얀마에서 열린 한-아세안센터 워크숍 당시 ‘디지털 트렌드-‘Z세대’ 특성으로 보는 여행전망’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내용이다.
필자 및 발표자는 현재 NHN 그룹 임원으로 여행박사 사업지원본부장과 NHNPAYCO 콘텐츠 기획 및 편집을 총괄하고 있으며 (주)아웃도어글로벌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윤태석 이사다. 해당 내용은 필자의 사전 허락을 통해 게재되며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웹진 4월호에도 실린 내용임을 밝힌다. 


Z세대에게 여행은 중요한 키워드다. 그들에게 소비에 대한 관점이 여타의 세대와 다른 것처럼 여행에 관한 관점 역시 다른 세대와는 확연히 차별화된다. 다른 세대에게 여행이 ‘특별한 행사’로 인식된다면 Z세대에게 여행은 ‘일상’의 한 부분이다. 그렇기에 Z세대의 여행에 대한 관점, 여행법, 그들의 여행 준비는 어떤지에 대한 자세한 인식이 필요하다.

◆의사결정권자의 변화
가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다 보면 보관하고 있는 예전 사진들을 꺼내 보는 경우가 있다. 여행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찍었던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모습들이 촌스러운 건 둘째치고 왜 그리 산에서 찍은 사진들이 많은 것인지.

여행지는 온통 산이었던 것이다. 그 사진 속에서 환한 표정의 부모님 얼굴과 짜증이 뒤섞여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절로 웃음이 나오곤 했다. 과거 우리 가족은 매년 국경일에 산 정상 태극기를 배경으로 가족 여행 사진을 찍곤 했다. 가족 여행을 결정함에 있어 의사결정권이 부모님에게 있었고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부모님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선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시절이다 보니 그나마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부모님이 여행지를 결정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또한 여행을 기록하는 사진기라는 플랫폼을 부모님이 독점했기 때문에 부모님이 찍고 싶은 사진의 피사체로써만 존재했을 뿐이었다. 이때만 하더라도 사진기는 사용 후에 장롱 깊숙이 보관해야 했던 부모님의 보물이었다.

최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이용하다 보면 여행이나 음식에 대한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여행사진의 경우 요즘 소위 말하는 ‘인생샷’들은 멋지고 아름다운 곳을 배경으로 한 사진들이 넘쳐난다.

그 사진 속의 주인공 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피사체의 주인공들은 본인의 의지대로 사진을 찍는다. 과거와 다른 그들은 여행 정보를 직접 수집하고 체험하며 기록한다. 또한 위치 정보를 저장하며 생성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이는 정보 습득의 제한성과 정보 기록의 독점이 사라진 지금의 모습이다. 누구나 개인화된 플랫폼을 가지고 본인들이 원하는 장소를 선택해 여행을 하고 그 여행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을 추구한다.

최근 이런 트렌드의 중심에는 Z세대가 있다.
요즘 이 세대들이 개인 여행뿐 아니라 가족여행에 있어 의사결정권자로 등장했고 향후 여행산업의 중요한 고객으로 영향력이 넓히고 있으며 여행에 대한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Z세대들은 다양한 자신들만의 신조어로 서로 소통하며 기존 세대와는 다른 특성과 행동을 보인다. Z세대들에게 여행은 특별하고 계획적인 소비의 행위가 아닌 일반화되고 일상적인 소비 행위다. 개인 여행뿐 아니라 가족여행 조차도 의사결정권자는 Z세대인 것이다.

◆Z세대 특성
Z세대는 일반적으로 1995년 이후 태어난 세대로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다. 다른 세대들이 정보기술 발달에 따라 새롭게 등장하는 플랫폼을 경험하고 적응하며 성장했지만 Z세대들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진화된 디지털 환경 속에서 온라인에 접속해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를 원주민처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세대인 것이다.

이 Z세대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자신만의 공간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각 개인 간의 개성을 서로 인정하고 내 생각대로 구속하거나 지배하려 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이 포함돼 있는 그룹이나 집단 안에서 자유롭게 본인의 의견을 이야기하며 개인과 그룹, 그룹과 그룹 간의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둘째, 반드시 메인이 아니어도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전 세대인 X세대는 물질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자신의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주류에 포함되기 위해 노력하는 데 반해, Z세대는 굳이 주류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가질 뿐만 아니라 틈새 문화에도 열광하는 특징을 보인다.
더불어 아주 작은 붐을 일으켰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에도 쉽게 접근하고 쉽게 물러나기도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그들 나름대로의 문화를 공유하며 서로 간의 관계를 강화시키기도 한다.

셋째, Z세대는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완벽하다는 것 자체가 이미 ‘올드’하다고 생각하며 어설프고 엉성해도 새로운 것에 반응한다. 대충이어도 좋다는 것이다.

넷째, 기다림과 지루함을 참지 못한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것을 따분해하는 경향을 보이며 여러 가지 일을 함께하는 멀티 플레이를 선호한다. 개인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이용이나 온라인 채팅에 있어 텍스트보다는 영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예를 들면 개인 간의 전화 통화에 있어서도 음성 통화보다는 영상 통화를 더 많이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다섯째,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특징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 문화 속에서 자란 세대이기 때문에 간접 경험이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미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간접 경험을 했기 때문에 Z세대는 직접 경험하는 오프라인 체험을 선호한다. 또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요한 요인으로 생각하지만 자신의 마음에 드는 것에는 돈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여섯째, 모든 생활의 중심은 나에게 맞추어져 있다.
주류가 아니어도 좋다는 특징과 연결 지어 볼 수 있는데 대세를 따르지 않고 본인의 소신을 지키려는 성향이 강하다. 타 세대들은 유명 브랜드나 명품 브랜드 소비에 열광하지만 Z세대는 남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옷을 입고자 하는 성향이 높다.

착한 기업이라고 지칭하는 철학을 갖고 있는 기업 제품에 좀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이 기업의 상품 구매를 통해 지지 의사를 표명하기도 한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EBS의 캐릭터 ‘펭수’는 이런 Z세대의 특성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펭수는 전형적인 Z세대의 사고를 거침없이 영상으로 표출한다. “잔소리는 거절한다.”, “거 대충 넘어갑시다”, “그럼 하나부터 열 끝까지 내가 다 합니까? 이러다 제가 죽으면 어떡합니까?” 등의 영상 속 대사와 자막을 통해 기존 세대와의 차이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Z세대 여행 선택의 기준
앞선 특징들처럼 Z세대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 방식 그리고 소비에 있어 다른 세대와 차별화된 성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여행지나 여행을 결정하는 요인은 다른 세대와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Z세대들의 여행 선택의 기준이 되는 사항들을 살펴보면 첫째, ‘언제 갈 것인가’라는 것이다. 다른 세대들은 계절 특수성이나 개인 일정 등을 고려해 짧은 여행의 경우 최소 2주 전에, 여행 기간이 긴 중장기 여행의 경우 최소 2~3개월전에 미리 일정을 정하고 여행을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Z세대들은 여행을 결정하는 시점이 다른 세대들보다 좀 더 빠르다고 볼 수 있는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여행이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일상의 연속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본인이 떠나야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바로 여행 준비에 돌입한다.

SNS를 이용하다가 멋진 장소(#플레이스)를 발견하면 여행 관련 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한다. 특가나 최저가를 발견하면 지체없이 결제부터 한다. 이후 짧은 여행인 경우 여행 출발 전일에 휴가를 내거나 장시간 여행을 결정한 경우에는 휴직 또는 퇴사까지도 하는 경우도 있다.

잘 알려진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즉 ‘인생은 한 번뿐이다’라는 말을 머릿속으로 되새기면서 여행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기도 한다. 이는 다른 세대와 다르게 여행 자체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식사 메뉴를 정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듯 갈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단순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둘째, ‘누구와 갈 것인가’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세대들은 여행 동반자가 누구냐에 따라 여행지나 여행 형태를 고민하게 된다. 함께 여행 가는 사람이 부모님인지 아니면 자녀를 동반한 가족여행, 또는 부부나 연인만의 여행인지에 따라 여행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Z세대는 누구와 여행을 갈 것인가라는 고민을 크게 하지 않는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혼자 여행하는 것을 편하게 생각한다.

즉, 욜로를 뛰어넘어 횰로(나홀로+욜로)를 추구한다. 혼밥, 혼술, 혼영, 혼행 등 Z세대들은 사회생활 속에서도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 생활하는 것이 익숙하기 때문이다. 요즘 혼자 여행을 떠나고 여행지에서 모바일 플랫폼으로 사진을 찍고 SNS에 사진을 올리는 TV 광고도 쉽게 볼 수 있다. Z세대는 혼자에 익숙하고 혼자 여행하는 것에 대해 다른 세대와 달리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오히려 혼자만의 여행을 즐기는 것이다.

셋째,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것이다.
기존 세대들은 잘 알려지고 남들이 많이 가는 검증된 여행지를 선택하는 것이 여행에 대한 예기치 못한 위험을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Z세대는 남들과 차별화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 장소나 여행 코스를 선호한다.

그래야 SNS에서 관계를 맺고 있는 지인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좋아요’나 ‘하트’를 많이 받을 수 있고 이런 지인들의 반응을 통해 본인 스스로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것이다.
Z세대들은 여행을 통해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체험 활동'을 즐기는 것을 선호한다. 예를 들면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지역에서 인기 있는 현지 체험 행사는 쿠킹 클레스다. 쿠킹 클래스는 현지 시장에서 식재료를 구매해 나라별로 인기 있는 음식들을 직접 만들고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체험에 대한 수료증을 받기도 한다.

또한 요가 클레스도 인기 있는 체험 활동이다. 현지 요가 스쿨에 등록하면 초보자부터 지도자 코스까지 단계별로 배울 수 있다. 괌, 하와이에서는 파일럿 체험 프로그램도 인기다. 안전교육을 받은 후에 전문 파일럿과 함께 비행기에 탑승해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보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이처럼 단순히 관광을 목적으로 떠나는 여행이 아닌 현지에서 직접 체험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여행을 통해 여행하고 있는 나라의 문화와 특성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기억으로 남기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Z세대의 여행 준비사항
그렇다면 향후 여행 산업에 있어 중요한 고객층으로 등장하고 있는 Z세대들의 특성과 성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Z세대들의 여행 상품 구매에 대한 패턴을 살펴보면 그 답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
Z세대들은 여행지를 선택함에 있어서는 자신이 팔로워 하는 인사이더(Insider)가 방문한 장소나 해시태그 검색을 통해 다양한 여행지 사진들을 확인한다.

이후 항공사 홈페이지나 OTA, 소셜 커머스를 방문해 특가 항공권이나 호텔을 예약하고 모바일 간편결제를 이용해 결제한다. 이때 항공권이나 호텔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가격 비교를 통해 OTA나 간편결제 업체들이 제공하는 할인 쿠폰이나 결제 혜택을 최대한 활용한다. 결제가 완료되면 본인 SNS에 공유하고 지인들에게 여행에 대한 조언을 요청하기도 한다.

앞서 Z세대들의 여행 상품 구매 패턴에서 알 수 있듯이 Z세대들을 향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과거 타 세대들과는 달리 좀 더 세밀하고 세대 특성에 맞는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특히 Z세대들 대부분의 소비가 이뤄지는 모바일 플랫폼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모바일 플랫폼 안에서 Z세대들과 소통하고 그들이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Z세대 적합한 마케팅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Z세대는 다른 세대와 달리 환경 변화에 쉽게 적응하기도 하지만 쉽게 실증을 느끼는 특징을 갖고 있는 트렌드에 민감한 세대다. Z세대처럼 생각하고 행동을 할 수 있어야 그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비록 변덕스럽지만 놓칠 수 없는 중요한 고객인 것이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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