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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③-무엇을 하며 지내십니까?기획 ‘코로나’ 쇼크, 여행업 '인재'가 사라진다
이정민 기자 | 승인2020.07.08 23:35

①제발 살아 돌아오라! ‘인재’가 사라진다
②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노·사
③무엇을 하며 지내십니까?

본지는 ‘코로나19’사태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여행업계 ‘사람’에 대한 문제를 총3회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피해가 여행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사라져 가는 ‘인재’에 대한 얘기와 고용유지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과연 여행업 종사자, 다시말해 사용자와 노동자에게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다뤄보고자 한다.
이어 끝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업계 종사자들의 생존법에 대해 알아본다.

③무엇을 하며 지내십니까?

◆지금은 ‘수행중’
벌써 6개월째로 접어든 ‘코로나 쇼크’다. 그나마 SNS마저 없었다면 일터에서 만난 사람들의 근황은 알 수 없을 텐데 오히려 예전보다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 이른바 ‘할 일’없어 시간이 남다보니 SNS를 탐색하는 시간도 늘고 지인들의 근황은 자연스럽게 더 잘 알게 됐다.

종사자수 대비 유난히 모임, 조직, 단체가 많은 여행업이다. ‘랜드 연합사’만해도 1개 업체 중복 가입이 부지기수다. 네이버 밴드 모임만 해도 수십개다.
지역별, 대륙별, 대학 동문 모임, 여행사 여성 CEO 골프 모임, 중소 여행사 모임 등 마치 점조직처럼 얽히고 설켜 있다. 항공사는 또 어떤가 00항공 출신 모임, 지금은 사라져버린 항공사 출신들의 모임까지 있을 정도다.

업계 종사자 수 대비 이렇게 많은 모임과 단체가 있지만 새로운 모임과 단체들은 마치 바이러스가 변종을 일으켜 진화 하듯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최근 모임은 ‘스마트’라는 이름을 앞에 달고 등장하는 형국이다.

항공사, 관광청 주관 행사는 또 어떤가!

이 많은 모임과 만남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하나로 ‘올스톱’ 중이다.
사람을 보내고 받고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 여행업의 본질이라면 사람과의 만남은 기본중의 기본일텐데 이 짓(?)을 못하고 있으니 우리의 일상은 ‘수행중’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지난 6월 26일 ‘2020 우수여행사 선정 증서 수여식 및 간담회’가 열렸다.
참여업체중 대표가 직접 참석한 경우 이들의 여행업 평균 경력은 30년 이상 또는 40년 이상의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기술직으로 따지면 ‘장인’이며 예술가들은 ‘마스터(master)’라고도 부른다.
이 참에 우리 여행업도 여행업 경력 30년 혹은 40년 이상이면 심사를 거쳐 멋드러진 ‘명칭’이라도 수여해주는 일도 의미있겠다. 명칭과 함께 ‘배지(badge)’나 ‘인증마크’를 부여해주고 이들이 판매하는 여행상품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제도 운영도 시행해 볼 법 하다. 굳이 명칭이 필요하다면 ‘Travel Master'정도로···

간담회 참석자에게 발언 기회가 돌아갔을 때 발언자들의 대부분이 한결같은 소리를 했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여행업에 종사하겠다”
매우 의외의 발언이다. IMF, 리먼 브라더스 사태, 사스,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19’ 4~5년이 멀다하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장사하지 말라고 전 세계적으로 가로막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태어나도 여행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것도 아니고 여행사 이용률은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데 이렇다는 것은 충분이 ‘장인’의 소리를 들어도 충분한 자격이 있어보인다.

◆유형별 버티는 방법
‘코로나19’로 인한 본격적인 피해가 시작된 2월 당시만 해도 길어야 3개월 정도면 끝날 줄 알았던 여행업 종사자들은 5월이 넘어가면서 지금의 이 사태가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기는 힘들다는 것을 눈치 챘다. 그나마 국내여행에 사람들이 몰리니 아웃바운드 상품을 취급하던 일부 여행사의 경우 발 빠르게 국내 상품으로 방향을 바꿨다.

제주도, 울릉도 등 느낌적으로 청정할 것 같은 섬 지역 위주의 상품은 물론 레저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골프 여행 상품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국내상품으로 전환한 업체는 그나마 다행이다. 그만큼 네트워크도 있고 자신감도 있기 때문이다.

중대형 규모의 여행사에서 일했던 직원들은 유급이던 무급이던 다시는 오지 않을 장기간의 휴식기에 들어갔다.
가족단위로 짧은 국내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있고 간혹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현지 팸투어에 참여하는 이들의 소식도 들린다. 이 참에 국내여행 상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한 이들도 있다.

처리해야 할 업무는 특별히 없지만 집에만 머물기에는 가족들로부터 느껴지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사무실로 출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의 대부분은 소형 여행사다.

‘투잡’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들도 적지 않다. 노동의 신성함이 느껴지는 대목으로 의류, 건설, 유통, 대리운전 등 종류도 다양하다.

여행업으로 익힌 외국어 실력으로 문서 번역 작업을 하는 이들도 있으며 자사 홍보를 위해 유튜브 영상 작업에 매달리는 이들도 있다.
교육열을 불태우는 이들도 적지 않다. 평소 시간 때문에 하지 못했던 외국어 학습, 또 다른 미래를 위한 준비로 제빵기술을 배우는 이들도 있다.

여행업에 대한 전문가로 인정을 받기 위해 관련 교육에 참여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다.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여행업 위기상황 타개 및 중소여행사 경쟁력 강화 지원을 위해 ‘여행업 종사원 대상 직무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한다.
▲여행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행업 종사자의 직무 전문성 강화 및 미래인재 육성 ▲여행업계와 교육기관의 협력을 통한 효과적인 교육기획 및 여행 산업 맞춤형 교육 실시로 현장성 강화 및 취(창)업 연계 도모가 목적으로 ▲여행업 종사원 직무역량강화 교육 7500명 ▲관광통역안내사 역량강화 교육 1000명을 대상으로 한다. 이를 위한 용역업체 선정도 진행중이다.

아예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 가정일에만 집중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좋은 아빠로의 회복을 기대하지만 결과는 알 수 없다.

무슨 일을 하던 여행업을 통해 얻어진 ‘근성’을 바탕으로 장기간 버티기를 시작한 것이다.

◆당신의 노동을 존중합니다
혹자는 이번 사태 후 여행업 회복시기는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 떠든다. 그야말로 떠드는 소리다. 지금의 상황이 이러이러하니 그냥 그렇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객관적 근거라 해봐야 WHO와 질병관리본부의 얘기를 바탕으로 이렇게 떠든다.

한국의 여행자들은 상상이상의 ‘여행욕구’가 존재한다. 민족성이 그렇다.
이것이 여행업자들이 버티는 ‘힘’이자 이유다. 그리고 명분이다.
잠시 다른 노동을 하는 이유도 다시 ‘여행업’으로 돌아오기 위함이다. 그래서 그들의 노동은 존중받아야 하며 박수를 받아야 한다. 이왕 버티는 거 웃으며 버텼으면 좋겠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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