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가 골프 산업의 대중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아시아 골프 여행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다.
여기서 ‘선점’은 통상 먼저 점하겠다는 의미인 ‘先占’일 것이다. 아니면 착하게(善) 점하겠다는 의미는 아닐 테다.

동남아 골프 여행과 관련 상품이 한국에서 자리 잡은 지 이미 20년이 훌쩍 넘어가고 있는데 아시아 골프 여행 시장을 선점하겠다니 2022년 한국에서 나올 만한 말인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골프산업이 발전 성장하려면 대중화가 우선은 맞다. 모든 산업이 그렇다는 것쯤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정부에서 발 벗고 나서 한 가지 산업을 위해 집중 성장시키겠다는 발상은 매우 위험해 보인다.

먼저 우선순위에 맞지 않다.
코로나 펜데믹이 조금씩 끝나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올해 하반기 중에는 예년 수준은 아니더라도 절반 이상의 회복까지는 갈 수 도 있어 보인다.
문체부의 영향력이 미치는 관련 산업에 있어 어느 곳에 신경을 많이 쏟아야 하는지는 누구나 아는 문제다. 예산 투입의 문제가 아니다. 정책의 방향과 결정이 그래야 한다.

두 번째로 방식의 문제다.
유소년 등 청소년층의 골프 접근성을 낮춘다고(현실성도 없다) 골프가 대중화 될 것 같으면 한민족의 우수한 운동신경을 미뤄볼 때 이미 동네에 ‘타이거 우즈]가 몇 십명은 되었을 것이다. 연습장에 갇혀 스윙연습 몇 번  하는 것으로 접근성을 높일 생각이라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

여행업계에서는 당연히 화날 일이다.
이번 정책이 현실화로 이어질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동남아 골프여행 상품을 팔고 있는 많은 아웃바운드 여행사는 섭섭해도 이렇게 섭섭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실보상 대상에서 아예 빠져 방치되고 있는 여행업계는 그나마 가장 인기있는 상품인 동남아 골프여행 상품 판매에 이른바 ‘방해꾼’만 나타나고 있으니 말이다.

‘골프 산업 대중화’가 ‘골프 여행 대중화’로 이어진다면 모르지만 이건 굳이 안 해봐도 결과가 뻔한 정책으로 그 의도마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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