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자 본지 <장단 맞추기 힘든 호텔의 ‘비애’> 기사 보도 후 현장에서 뛰고 있는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 가이드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웃지 못할 촌극 수준의 현장 가이드 고충 역시 본지 취재 결과, 호텔 운영 시스템의 문제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장에서 일어난 사례를 바탕으로 문제점을 짚어봤다.

#사례 1
지난 1월, 같은 인바운드 여행사를 통해 서울 시내 한 호텔에 동남아 두 개 팀이 하루 간격으로 들어왔다.

A팀은 당일 체크아웃을 하는 팀, B팀은 다음날 체크아웃 하는 팀으로 A팀의 경우 이른 기상을 위해 단체로 모닝콜을 신청해 놓고 잠이 들었다.

하지만 당일 아침 모닝콜이 필요했던 A팀 전원은 한명도 모닝콜을 받지 못했으며 충분한 숙면이 필요했던 B팀 전원에게 모닝콜이 들어가게 됐다.

시간이 돼도 나오지 않자 A팀 가이드는 호텔 담당자에게 문의를 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모닝콜을 분명히 했으니 책임이 없다는 답변과 가이드가 직접 각 방을 돌며 깨우라는 짜증섞인 답변만 들어야했다.

어쩔 수 없이 담당 가이드는 호텔 가장 상위 층부터 아래층까지 직접 손님 방을 찾아다니며 손님을 깨우는 촌극이 빚어졌다.

전날 호텔 담당자의 실수로 모닝콜 대상자가 통째로 바뀌게 된 것이다.

# 사례 2
서울 시내 한 레지던스의 경우 자동 모닝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아 담당 직원이 손수 각 객실로 유선 연락을 해야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여행사 단체객이 자주 찾는 해당 레지던스의 경우 고객이 단체로 오전 5시에 맞춰 모닝콜을 요청하면 담당 직원은 30분전인 4시 30분부터 모닝콜 작업을 시작해야한다.

문제는 가장 먼저 모닝콜을 받는 고객은 의도치 않게 30분 가량 먼저 기상하게 되고 결국 고객 불만 사항으로 이어지게 된다. 고객 불만을 접수 받은 해당 가이드는 이같은 내용을 해당 레지던스에 전하게 되는데 가이드들의 말에 의하면 “이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오히려 가이드에게 짜증 섞인 언행을 보인다”고 말했다.

현장 사례와 같이 최근 인바운드 여행의 문제점은 비단 중국인을 상대로 한 저가·저질 상품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숙박업계 관계자는 “가장 편하게 지내야 할 숙박시설에서 조차 제대로 된 운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해 이같이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다”며 “겉으로 평가되는 호텔 등급 심사 제도에 현장 관계자들의 의견도 반영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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