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의 시작을 알리는 월요일이자 초복(初伏)이다.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초복을 “the first 10-day period of the dog days” 또는 “the early dog days” 라 정의 하고 있다.

해석하기 어렵다. 아니 굳이 정확한 해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최근 들어 대세는 개에서 닭으로 변했다.

안그래도 한국인의 치맥 열풍으로 평소에도 수난을 겪고 있는 닭이다.

이뿐인가. 몸짱 열풍으로 어쩔 수 없는 편식을 해야만 하는 인간들에게 닭 가슴살의 수난은 가히 애처롭기까지 하다.

닭 가슴살이 품귀라면 닭 날개는 그 반대다.

유래를 알 수 없는 “닭 날개 먹으면 바람핀다” 는 속설로 닭 날개가 왕따 당하는 꼴은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아프다.

그나마 미국 켄터키州의 한 할아버지께서 ‘핫 윙’이라는 미명하에 닭 날개에 날개를 달아줘 잠시나마 빛을 보고 있다.

돼지나 소는 그나마 인종별, 종교별 차이로 인해 어느 곳에서는 신격화되기도 했지만 닭은 전세계 어느 종교나 민족 가리지 않고 먹어댄다.

희생정신의 보고다.

평소 대접이 좋은 것도 아니다.

흔히 머리 나쁜 사람을 비하할 때 “닭대가리”라는 표현과 허무주의를 가장 잘 표현하는 구절인 “닭 쫒던 개 지붕쳐다 본다”를 비롯해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물론 어린 닭을 비유하는 ‘영계’는 남자들 사이에서 ‘음담패설’의 주요 소재로 쓰인다.

이렇듯 천대와 멸시의 비유는 끝이 없다.

희생의 마지막 단계인 닭 뼈.

이마저도 음식물 쓰레기 집단에 함부로 참여하지 못하는 숙명을 타고 났으니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날개를 가졌으면서도 날지 못하는 닭의 운명.

이 닭을 제대로 잡아먹는 날 초복(初伏)이다.

神께서 인간을 위해 주신 양식이니만큼 이왕 먹는 거 맛있게 땀 뻘뻘 흘리면서 먹는 것이 神에대한 예의일 것이다.

맛있게 먹고 초복(初伏)이 초복(初福)이 되면 그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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