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노르망디-라이언 일병을 찾아서
②노르망디-살상의 댓가
③노르망디-증오의 시간
먼저 알아 둘 것이 있다.
흔히 영화제로 유명한 남부 프랑스 '깐느(Cannes)'와 노르망디의 '캉(CAEN)'이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품고 있는 현대사는 극명하다.
노르망디의 캉(CAEN)에는 증오의 시간이 담겨 있다. 절대적 뉘우침과 용서로 지금은 평화만 남았지만 한때 히틀러 독일군의 헤드쿼터HQ가 있던 그 자리에는 지금까지 노르망디를 여행하면서 한 번도 듣지 못했던 히틀러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나온다.
2000여 쪽에 가까운 히틀러 인물탐구서를 읽었던 지라 웬만큼 그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자부했건만 역시 현장에서 마주한 ‘악인’의 이야기는 인간의 보잘 것 없음과 나약함의 끝을 목격한 순간 이었다.
캉(CAEN)에 위치한 ‘Memorial de Caen’이 특별한 이유는 우리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그래서 더 아프고 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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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캉(CAEN)에 위치한 ‘Memorial de Caen’ |
일요일 아침인데도 어디서들 왔는지 방문객들이 붐빈다. 동양인은 혼자다. 전시실의 욱일기에는 <출정!>이라는 글씨가 또렷하다. 孝자도 보이고 忠자도 보인다. 남의 나라 쳐들어가서 때리고 죽이고 쫒아내고 강간하고 빼앗는 게 孝이고 忠이면 역시 忠과 孝는 대단히 어렵고 힘든 왠만한 인간이라면 할 수 없는 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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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캉(CAEN) 시장이자 정치인이었던 Jean Marie Girault는 ‘Memorial de Caen’ 건립에 공헌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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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르망디를 여행하면서 한 번도 듣지 못했던 히틀러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나온다. |
소름 돋는 일본군복을 보고 나면 옆에는 히틀러의 깃발이 전시돼 있다.
옆에는 집단 학살당한 유태인 사진이다.
옆에는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유태인 아기의 사진이다.
옆에는 유태인의 상점을 가로막고 미소를 짓는 독일군 사진이다.
옆에는 독일정부 재무부 장관과 일행들이 권총 자살을 한 사진이다.
옆에는 히틀러가 죽었다는 당시 신문을 전시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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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morial de Caen’에 전시돼 있는 당시 사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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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정!>이라는 글씨가 또렷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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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태인 희생자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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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태인 상점을 점거하고 조롱하는 독일군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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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 함락 후, 독일정부 재무부 장관과 일행들이 권총 자살을 한 사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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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틀러의 사망 소식 신문과 유태인 표식 |
온통 죽음과 학살과 학대와 외면과 감시와 붉은색 뿐이다. 증오의 시간만 담은 곳이다.
지하로 내려가면 땅굴같은 벙커다. 당시 독일군이 사용하던 곳이다. 의자도 타자기도 책상도 그대로다. 오가는 사람만 바뀌었다. 그렇게 증오를 목격하고 밖으로 나오면 총부리가 하늘로 꽈리를 틀 듯 향해 있는 권총이 목격된다.
초록의 잔디 위에 전시돼 있는 이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징하다.
총...사람에게 쏘지 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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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로 내려가면 땅굴같은 벙커다. 당시 독일군이 사용하던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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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의 잔디 위에 전시돼 있는 이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징하다. 총...사람에게 쏘지 말라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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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과 붉은색의 조화가 아름답다 |
비운의 현장은 이어진다.
캉(CAEN)에서 차를 타고 1시간 30분 가량 이동하면 ‘Montormel Memorial’이 이른다.
다른 지역에 비해 약간은 높은 곳에 위치한 이곳 ‘Montormel Memorial’은 풍광만 보면 세상 가장 아름다운 언덕이다. 하지만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이어 연합군과 독일군의 전투 중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곳으로 이를 추모하고 기리기 위한 슬픈 역사적 장소다.
연합군은 이 지역 탈환 후, 파리를 거쳐 베를린까지 파죽지세로 돌진하는 전환점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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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군과 독일군의 전투 중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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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캉(CAEN)에서 차를 타고 1시간 30분 가량 이동하면 ‘Montormel Memorial’이 이른다. |
이제 파리로 가는 일만 남았다.
그 옛날 연합군이 그랬듯 파리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특별하다.
회복의 길이기 때문이다. 파리는 회복시키는 도시다.
증오에서 회복되려면 파리로 가야 한다. 노르망디를 이겨낸 연합군에게 파리행은 그래서 특별했을 것이다.
80년 동안...노르망디의 눈물은 파리가 닦아 주고 있었다.
취재협조=프랑스관광청, 노르망디 관광청
◆Memorial de Caen
https://normandy.memorial-caen.com/
◆Montormel Memorial
http://www.memorial-montormel.org/
◆현장 영상 노르망디-6 동영상 보기
https://youtu.be/qc4qS10e-Vg
◆현장 영상 노르망디-7 동영상 보기
https://youtu.be/dAJ73-TeWNw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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