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의 2024년 관광부문 예산이 나왔다. 관광 부문은 문체부 전체 예산 중 19.6% 규모로 문화예술 32.5%, 체육 23.9%에 이어 세 번째다. 
관광부문 예산의 경우 업계 현장에서의 체감도는 떨어진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언제나 언급되는 이유로 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다는 지적이다. 
예산 분배의 경우 체계화 된 정책의 수립이 우선인데 그동안 해외 사례의 정확한 비교 및 분석 등이 없어으며 법적제도와의 마찰 등 수많은 대척점으로 인해 한계가 있었다. 

최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정례 연구 보고서인 ‘문화관광인사이트’에서는 <관광계획 체계화 방안>제하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현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연구본부 관광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의 집필로 이뤄진 보고서의 내용을 정리했다. 
참고로 독자들의 이해편의를 돕기 위해 중간제목의 경우 일부 수정했음을 알린다. 

정책은 계획, 법률, 대책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실행한다. 이 중 계획은 미래 환경 변화를 고려한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관광정책에서 계획의 수립과 실행은 미래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국가관광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 추진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혼란기를 벗어나 관광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관광정책 추진체계를 다시금 정비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우리나라의 관광계획 체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주요 국가의 관광계획 체계에 관한 사례분석을 토대로 관광계획 체계화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관광계획 체계의 변화 추세와 현황
우리나라 관광계획 체계의 변화 추세를 살펴보면, 관광행정 체제를 정비한 1950년대부터 1970년에 이르기까지 관광계획은 국토종합개발계획에 부문과제로 포함되는 방식으로 수립하였다. 

1979년에 ‘한국관광진흥장기종합계획’, 1983년에 ‘국민관광장기종합개발계획’을 통해서 관광분야에서 독립적인 계획을 수립했지만 일련의 체계를 갖추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1989년에 ‘제1차 관광개발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관광개발 중심의 계획 체계를 정립하게 되었고 관광개발계획 중심의 기조는 상당 기간 동안 지속됐다. 

1990년대 들어서 관광정책 영역에서 국제관광, 관광산업, 국내관광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정책이 분화되면서 1999년에 종합계획 성격의 ‘관광진흥5개년계획’, 1998년에 국제회의산업 분야에 특화된 ‘국제회의산업육성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처럼 관광계획 체계는 관광정책의 환경변화 및 발전단계에 따라 시대별 정책 수요를 반영하면서 변화돼 왔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현행 관광계획 체계는 최상위법인 ‘관광기본법’을 근거로 하는 ▲관광진흥기본계획, ‘관광진흥법’에 기반한 ▲관광개발기본계획과 ▲권역별 관광개발계획, ‘국제회의산업육성기본법’ 제정 이후, 동 법을 근거로 수립한 ▲국제회의산업육성기본계획을 골자로 하는 법정계획 중심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관광계획 체계의 주요 이슈
관광계획 체계를 구성하는 주요 계획을 중심으로 내용적, 구조적, 실행적 측면에서 관광계획 체계상의 주요 이슈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내용적 측면이다.
관광정책과 관광계획간 비정합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원인은 관광정책의 주요 영역을 계획 체계에서 포괄적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데 기인한다. 
현행 관광계획 체계에서는 종합계획 성격의 ‘관광진흥기본계획’이 모든 정책 영역을 포괄하는 구조며 독립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영역은 관광개발, 국제회의산업에 한정된다. 

따라서 관광산업, 국제관광 및 국내관광 등 주요 관광정책 영역을 중심으로 실행력 있는 정책 추진을 위한 계획 수립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 외에 법정계획간 정책 영역 및 내용상의 중복이 발생하는 데 따른 문제 등을 들 수 있다.

다음은 구조적 측면이다.
최상위 법정계획인 ‘관광진흥기본계획’의 역할 정립에 관한 사항이다. 
관광계획을 합리적으로 수립 및 실행하기 위해서는 최상위계획과 하위계획, 부문계획간 관계에서 계획의 위상과 역할이 정립되어야 하지만 2017년 ‘관광기본법’ 개정을 통해 기존의 ‘관광진흥5개년계획’이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위상이 변경된 이후, 기존계획과 관계 정립이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 

구체적으로 ‘관광진흥기본계획’과 ‘관광개발기본계획’의 관계가 우선적으로 정립돼야 하며 이를 토대로 하위계획, 부문계획간 관계를 체계화하기 위한 조치가 요구된다. 
이 외에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계획과 지자체 관광계획간 연계성 부족에 관한 사항이 주요 이슈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실행적 측면이다. 
관광계획과 재정계획간 연계 부족에 따른 실행력 확보의 한계다. 
관광계획에 포함된 주요 정책과제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재정 투입이 전제되어야 하나 정부에서 수립하는 중기 재정계획과 관광계획간 느슨한 연계 구조로 인해 계획의 실행 단계에서 재정 확보의 어려움이 발생한다. 

또한 관광계획 체계를 구성하는 주요 법정계획을 중심으로 상·하위 계획간 수립 기간과 시기의 불일치로 인해 상위계획에서 제시한 정책의 기조와 방향성을 하위계획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주요 국가의 관광계획 체계
우리나라의 관광계획 체계와 비교해 주요국의 관광계획 체계를 살펴보면 대부분 ‘종합계획 성격의 단일계획’을 수립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나타낸다. 

주요 국가에서는 국가별 관광정책 환경 및 여건을 고려한 관광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관광정책 소관 부처에서 독자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범 부처 차원의 의사결정 기구를 설치하고 이를 관광계획과 연계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계획의 실행적 관점에서 국가별 관광계획 체계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일본
일본은 관광청에서 수립한 ‘관광입국추진기본계획’을 실효성 있게 실행하기 위해 관계 부처로 구성한 ‘관광입국추진각료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에서 ‘관광입국추진기본계획’에 포함된 시책을 중심으로 유관부처와 협업 하에 이를 실행하기 위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또한 중앙정부에서 수립한 ‘관광입국추진기본계획’을 지역의 관광계획과 연계하고 지역의 상황에 맞게 실행하기 위해서 ‘관광비전 추진 지방블록 전략회의’를 운영한다. 
이를 기반으로 지역별로 상이한 현안을 해결하고 지역관광 행정 원스톱 서비스화를 실행한다.

▶대만
대만의 관광계획 체계는 행정원에서 ‘중장기 국가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각 부처는 발전계획에 근거, 부처별 산업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구조다. 따라서 대만 교통부 관광국은 중장기 국가발전계획을 근거로 관광분야 발전계획을 수립한다. 

대만의 국가발전계획은 행정원이 계획 수립 주체며 총통의 임기 단위인 4년을 주기로 계획을 수립한다. 대만의 관광계획은 중장기 관광계획인 ‘Taiwan Tourism 2030’과 단기계획인 ‘Taiwan Tourism 2025’로 구성되며 상위 계획에서 제시한 방향과 목표를 구체화해 하위계획에서 실행하는 구조를 나타낸다. 

‘Taiwan Tourism 2025’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관광의 품질 개선을 추진하고 앤데믹 이후 관광산업 전환의 기회를 마련하며 국제관광 재개에 주력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대만의 관광계획 체계는 행정원에서 ‘중장기 국가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각 부처는 발전계획에 근거, 부처별 산업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구조다/트래블데일리DB

▶미국
미국의 관광계획 실행 체계는 연방 정부에서 국가의 관광정책 방향과 기조를 설정하고 지방정부 단위에서 지역의 관광 여건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관광계획을 수립하는 방식이다. 

즉 연방 정부 체제의 특성에 맞게 중앙정부에서는 관광정책에 관한 큰 틀을 제시하며 각 주별로 실행계획 성격의 관광계획을 수립한다. 또한 미국 의회에서 구성한 ‘관광정책위원회’를 기반으로 연방 정부가 미국 관광산업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을 설정하고 이를 위해서 민간, 지방정부 등 주요 주체와 협력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미국의 ‘National Travel & Tourism Strategy’에서 제시하고 있는 주요 내용은 홍보, 관광수요 증대, 수준 높은 경험과 서비스 제공, 정부의 조정 역할, 연구 수행 및 효과 측정 등이다.

▶프랑스
프랑스는 관광정책 전반에 관한 사항을 포괄하는 종합계획인 ‘데스티나시옹 프랑스(Destination France)’ 를 수립한다. 프랑스에서 관광계획 수립 및 실행을 위한 의사결정은 관광정책 추진체계 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관광정책과 관광계획간 정합성을 일정 수준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프랑스의 관광정책을 총괄하는 부처는 정책 영역에 따라 프랑스의 관광지를 홍보하는 유럽·외교부와 규제 업무를 담당하는 경제 재정부로 이원화 되어 있다. 

프랑스의 관광계획인 ‘데스티나시옹 프랑스’는 해당 부처의 공동 책임 하에서 수립한다. 2021년 11월에 발표한 ‘데스티나시옹 프랑스’의 목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환경 변화를 고려해 관광산업에 대한 국가적 기반 재건 및 지속가능한 발전, 관광산업의 디지털화를 통해 프랑스의 관광산업이 새로운 시대에 맞춰 변화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프랑스는 관광정책 전반에 관한 사항을 포괄하는 종합계획인 ‘데스티나시옹 프랑스(Destination France)’ 를 수립한다/트래블데일리DB

▶영국
영국은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에서 영국의 관광을 강화하기 위한 ‘Tourism Action Plan’을 수립한다. 
이 계획은 관광, 기술, 규제, 교통, 환대 등 관광업계의 성장을 위한 방향으로 설정하며 관광계획의 내용을 경제 계획의 우선순위와 연결하여 실행력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주요 국가에서는 대부분 단일계획의 관광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프랑스,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중앙정부에서 수립하는 상위 계획의 기조와 방향을 지역 단위에서 수립하는 관광계획에 반영할 수 있도록 연계 구조를 갖추고 있다. 
주요 국가의 관광계획 체계에 관한 사항을 종합하면 표와 같다.

◆관광계획의 내용적 구성 체계화 방안
첫째, 계획의 내용적 측면에서 신규 계획 수립이 요구되는 영역은 관광산업 분야의 계획으로 향후 관광계획 체계에서 동 계획의 신설에 따른 계획 체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둘째, 계획의 기능적 측면에서 신규 계획 수립이 필요한 영역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 관광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계획으로 국가 관광 발전을 위한 이념과 지향 가치를 설정하기 위한 관점에서 최상위 계획의 역할을 하는 계획 수립이 요구된다. 

셋째, 기존 계획의 전환이 요구되는 영역은 ▲관광진흥기본계획 ▲관광개발기본계획과 ▲권역계획으로 계획 체계의 재정립에 따른 계획의 내용과 기능 전환이 필요하다.

◆관광계획의 구조 체계화 방안
첫째, 계획의 법적 위계 구조를 체계화하기 위해 최상위 법정계획, 부문별 법정계획, 업종별 법정계획, 정책 수단별 법정계획 등을 토대로 계획의 법정 위상 및 위계 구조를 재정립한다. 

둘째, 계획의 내용 및 역할을 고려한 관계 구조의 체계화를 위해 관광정책을 구성하는 주요 영역을 기준으로 계획에서 다루는 정책 영역, 즉 계획의 내용적, 기능적 측면에서 연계가 필요한 요소를 진단하고 계획간 연계체계를 정립한다. 

셋째, 계획의 수립 및 실행 구조를 체계화하기 위해 ▲신설 계획과 기존의 ▲비법정계획을 중심으로 계획 수립 주체를 정립하며 상·하위계획, 부문계획의 수립 및 실행과정에서 계획의 기간 및 수립 시기의 조정이 필요하다.

◆관광계획 체계화 방안
앞에서 언급한 관광계획의 내용적 구성 및 구조의 체계화 방안을 토대로 관광계획 체계화 방안을 정리하면 관광계획 체계를 구성하는 주요 계획은 최상위 법정계획인 ▲관광기본계획과 부문계획에 해당하는 ▲관광진흥계획, ▲관광개발계획 및 관광산업계획을 핵심축으로 한다. 
이를 기반으로 정부의 관광계획이 지역과 연계 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시/도 관광계획을 하위계획에 배치했다. 
상기의 내용을 토대로 관광계획 체계를 기존의 관광계획 체계와 비교적 관점에서 도식화하여 정리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책적 고려 사항
관광계획은 관광정책의 미래 대응성을 강화하고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추진을 위한 수단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향후 관광계획 체계를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정책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신규로 수립할 필요가 있는 계획의 수립 및 실행을 위한 관점에서 해당 계획의 역할과 내용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계획의 수립 및 실행에 관한 제도적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향후 관련법 개정 및 분법화의 과정에서 관광계획과 관련한 법 조항의 신설 또는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관광정책의 완결성을 제고하기 위한 관점에서 관광계획과 타 부처 계획간 연계가 필요한 영역에 대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보다 근본적인 시각에서 관광계획의 수립과 실행에 있어서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관광계획 체계에서 정부의 역할에 관한 논의는 상위 수준에서는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에 따른 지방분권 및 지방자치의 차원에서 검토돼야 하며 하위 수준에서는 관광정책을 구성하는 주요 정책 영역별로 정부의 역할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하다. 
정책 영역의 속성에 따라 정부 주도적인 계획의 수립과 실행을 통한 정책적 접근의 적합성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관광계획 수립 및 실행 과정에서 환경 변화에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대응 체계를 갖추고 국가 및 지역관광의 발전을 위한 관광계획 수립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내용 출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관광인사이트 ‘관광계획 체계화 방안’
저자: 김현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연구본부 관광정책연구실 연구위원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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