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이제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을 준비할 때

2013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를 타고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을 당시, 우리는 한국을 방문하는 모든 유명인들에게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아느냐’라는 질문을 했을 만큼 한국을 알릴만한 콘텐츠가 전무 했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한 명의 가수와 노래가 아닌 영화, 음악, 게임, 웹툰, 음식, 한국어 그리고 역사와 현재를 포괄하는 한국문화 전반에서 우리가 애써 설명하고 질문하지 않아도 기꺼이 사랑받는 세계적인 콘텐츠들을 보유한 명실상부한 ‘문화전파’ 국가로 거듭났다. 

K-콘텐츠를 바탕으로 정부는 지난 1월, ‘2023~2024 한국방문의 해’를 선포하고 코로나19의 방역조치를 공식적으로 해제한 이후 더욱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방한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등 관광산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관광데이터랩(한국관광통계 공표)에 따르면 관광이 재개된 작년 6월에 한국을 방문한 13만 명의 해외관광객이 73만 명으로 크게 증가하기 시작한 올해 3월을 기점으로 관광산업의 회복속도가 점차 빨라져 7월까지 540만명 이상 입국함에 따라 정부는 월초 예상한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을 상회하는 1100만 명으로 그 목표를 높이며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관광수입 300억 달러를 향한 질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욱이 2016년 이후 6년 5개월 만에 방한의 길이 열린 중국인 관광객의 단체관광이 재개되며 관광산업의 미래는 그 어느 해 보다 전망이 밝은 상황이다.

현시점에서 우리에게 부여된 과제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지 살펴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다. 사실상, 코로나19 감염병과 그로 인한 후속조치들이 해제됐을 때 외국인 관광객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될 것이라고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숙박산업 인프라는 그 구축기간이 길고 어느 한 개인의 자본력으로 형성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검토되지 않았다.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주요관광지와 면세점, 식당 등의 인프라와 달리 관광호텔로 대표되는 숙박산업의 개발은 최소 1년에서 최대 5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부동산 재화다. 

2012년 월드컵을 시작으로 싸이의 전 세계적 인기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서울이 중국인 단체관광객과 일본 및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방문하는 인기관광지로 거듭났던 당시를 떠올려보면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당시 관광진흥특별법을 개정하여 호텔개발을 촉진하는 여러 가지 정책을 시행했었다. 하지만 사업승인 및 호텔이 건축되는 기간 동안 부족한 숙박 인프라는 주택과 고시원, 오피스텔 등에서 ‘에어비앤비’와 ‘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의 대체숙박업으로 채워졌으며 호텔개발이 완료되기 시작한 2017년부터는 ‘과잉공급’, ‘무분별한 개발’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관광진흥법에 따른 완화조치들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쏟아졌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감염병과 후속 조치들에 의한 강제적 암흑기 중 누적 휴/폐업 한 호텔 객실의 수는 1만 7309실(행정안정부 공개 통계자료 2022.9월 30일 기준)에 달한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투숙비율이 컸던 명동, 동대문, 홍대 일대는 폐허가 되었다. 그나마 역세권에 위치한 내국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모텔, 호스텔, 게스트하우스 등 소규모 숙박시설은 1인가구를 위한 생활시설(공유주택)로 용도를 변경했다. 

이는 현 시점에서 K-컬처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20~30대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1박당 60~70달러 수준의 깨끗하고 저렴한 중소형 숙박시설의 생태계가 무너졌으며 5성급이상 하이엔드(High end)호텔과 저가형 공유숙박시설로 양극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숙박산업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용적율 완화 및 개발기금마련, 자금지원 등의 중장기적 계획보다 우선적으로 당장 쏟아져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저렴한 숙박시설을 확보하기 위한 단기계획을 세워야 한다. 

공유주택의 숙박시설 전환과 게스트하우스로 대표되던 시설들을 대체숙박시설로 활용하고  기존의 낡은 호텔과 모텔 등을 MZ세데가 원하는 콘셉으로 리모델링해 빠르게 공급하는 등 실효성 있는 방안들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또한 과거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아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호텔산업 환경이 K-콘텐츠의 힘으로 다양한 국적의 젊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채워지는 등 관광산업 환경 자체가 변화한 현재, 호텔산업은 단순히 객실을 채운다기 보다, 인건비와 서비스 수준을 고려한 가격 책정이 필요하며 호텔산업의 양극화라는 현실에 맞게 무인화된 ‘서비스 리스(Service lease)호텔’, ‘도미토리 및 캡슐호텔’ 등과 같이 저렴한 객실 가격과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숙박시설로의 전환 및 공급의 검토를 우선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권진수 서울앤호텔 대표이사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호텔경영학과 관광학 박사
-現 주식회사 서울앤호텔 대표이사
-現 주식회사 호스텔코리아 대표이사
-現 스마트 공유주택 연구소 소장
-現 경희대학교 외래강사
hostel@thehostel.kr

권진수 서울앤호텔 대표이사  hostel@thehoste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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