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구체화로 인해 중국의 방한 관광 금지령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일 중국 베이징 현지에서부터 시작된 금지령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4일 중국 당국은 해당 사항을 어길 경우 해당 여행사는 제재하겠다는 강경책으로 나오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방한 관광 금지조치가 업계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대책과 예상되는 변화 등에 대해 분석했다.

■ 중국내 ‘한국 관광’ 키워드 사라져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중국 당국의 이같은 조치는 모두 서면이 아닌 구두로 이뤄지고 있다. 이는 향후 국제 사회에서의 비난과 이에 따른 행정조치 등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지난 2일 중국국가여유국은 베이징을 중심으로 여유국 회의를 소집, 일부 여행사에 해당 사항을 알렸으며 지역 여유국 및 OTA는 구두 통보로 금지령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월 16일 이후부터 여행사에서 취급하는 개별여행상품을 포함한 일체의 방한 상품에 대해 판매를 금지할 뿐 아니라 광고까지 금지됐다.
단체 상품의 경우 판매는 하되 기술적으로 실제 출발 인원 모집 미달을 사유로 여행객 취소를 유도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한국관광공사 베이징, 우한, 시안 지사에서는 현지 여행사를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매우 소극적인 자세로 확인을 회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관광공사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상하이, 광저우, 선양, 청뚜, 시안은 2일까지 관할 지역 여행사의 경우 해당 사실 통보는 없었지만 난징 등 관련 회의 소집이 속속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에 위치한 춘추여행사의 경우 오는 23일 상하이 출발 제주 경유 전세 크루즈는 일정을 변경했으며 현재 씨트립, 취날왕, 투니우 등의 홈페이지에서 ‘한국’을 키워드로 여행 상품을 검색한 결과 관련 상품이 검색되지 않고 있으며 씨트립의 경우 한국 상품 추천 코너는 일본 상품으로 대체되고 있다.

‘완종국제여행’은 한국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게시하며 한국 상품 판매 중단을 알렸으며 ‘투니우’도 한국관광 상품을 검색하면 ‘조건에 부합하는 제품을 찾을 수 없다’는 안내 문구가 나오고 있다.

■ ‘유명무실’ 중국 전담여행사
사실상 중국 전담여행사는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현재 중국 전담여행사는 161개로 일부 여행사에서는 직원 무급 휴가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앞으로의 피해 규모는 3월 15일 이후부터 본격 집계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의 경우 중국 직항 예약현황 오는 10일 27편, 3700명 입도가 예정돼 있지만 문제는 15일 이후다.
올해 제주 크루즈 입항의 경우 제주항 524회, 강정항 181회 등 총 705회 예정돼 있는데 이번 금지 조치로 불투명한 상태다.

■ 항공··· ‘아시아나’ 타격 가장 커
이번 금지 조치로 여행사는 물론 항공사 피해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전체 매출의 19% 가량을 차지(2016년 4분기 기준)한 아시아나항공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24개 도시 32개 노선에 취항하고 있으며 지난해 중국 본토 관련 총 운항편수는 2만5357편(부정기 포함), 총 여객 수는 421만명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중국 28개 도시에 취항하며 38개 중국 노선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중국 노선에 총 2만 3476편(부정기 포함), 총 여객수 394만명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LCC는 전세기 위주의 운항으로 중국발 한국행 전세기 운항 신청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LCC의 중국 노선 관련 매출은 이스타항공 11%, 에어부산 10%, 제주항공 5.48%, 진에어 5% 순이다.

■ 인바운드 시장 혼탁 우려
이번 사태는 단지 인바운드의 40%에 육박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줄어드는 것에 멈추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인바운드 시장이 더 혼탁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들 중 일부는 이미 베트남 등 동남아 인바운드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따른 기존 동남아 인바운드 여행사들은 불만을 드러내고 있어 내부 갈등이 우려된다.

기존 타 지역 인바운드 업체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상품가’ 하락인데 이미 동남아 현지 업체에서는 낮아진 상품가를 한국 인바운드 업체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역시 직격탄을 맞아 지난주를 기점으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중국 관광객들로 호황이었던 호텔들은 이미 객실단가가 낮아지기 시작했으며 4성급 호텔 기준 1만원대를 유지하던 조식단가 역시 1만원대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호텔 관계자들은 인바운드 여행사 담당자를 찾아 나서며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나섰다.

인바운드 여행사 한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 수요 감소에 멈추지 않고 중화권, 동남아 인바운드 시장이 혼탁해질 우려가 많다”며 “그동안 쇼핑 등 옵션에 의지했던 비정상적 수익 구조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 중국 ‘양회’로 인한 일시적 제재?
중국 정부의 이번 방한 관광 금지 조치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소나기’에 그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개막된 ‘양회’가 그것으로 ‘양회’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로 시진핑 국가 주석의 향후 입지 강화에 중요한 갈림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양회’는 시진핑 주석 ‘1인 권력 체제’를 강화하는 결정적 시기로 한국 내 사드 배치로 인한 대미 관계 악화 등 시진핑 주석에게는 대외 환경에 대한 강력한 체재 기반 완성이 필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분석에 따르면 올 가을 ‘제19차 공산당 전당대회’까지는 이번 한국관광 금지 조치가 이어질 수 있으며 이후 점진적인 해결 조짐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정부 대책···사실상 ‘무의미’
문화체육관광부는 3일, 최근 한류콘텐츠 및 방한관광객 제한 등과 관련된 중국 시장의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장관직무대행 주재로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문체부는 우선 중국 현지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정확한 상황 분석을 하고 국내 관광 및 콘텐츠 산업 업계와의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중동·동남아 등 시장의 다변화 개별관광객 유치 노력 확대, 업계 피해 대책 검토 등 다양한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예상대로 업계 현장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중국 전담여행사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 사항 파악과 예상 피해, 향후 구체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콘트롤 타워' 부재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령이 알려진 후 관광관련 정부 부처에는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관광업무의 콘트롤 타워인 문체부는 현재 장관이 공석인 상태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중국 각 지사를 통해서만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상태로 사실상 향후 대책을 결정할 권한은 없는 상태다.
한국여행업협회(KATA)에는 금지령 확인 후 관련 문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KATA 역시 어떠한 결정 권한도 없어 몸살을 앓고 있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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