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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도시에서 만나는 예술
주성열 세종대학교 회화과 겸임교수 | 승인2017.05.20 20:09

부제: 10년 만에 동시에 열리는 대규모 3대 미술축제

2017년 6월, 유럽은 10년 만에 3대 미술축제가 동시에 개최된다.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이 오랜 시간 기다려온 축제이기에 이미 순례지로 떠날 채비를 하는 중이다. 필자도 오래 전에 3대 미술제에 방문해서 구석구석 찾아다니고 다양한 작품들을 마주하고 체험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강산이 벌써 두 번이나 바뀐 지금 유럽의 미술 축제의 세대교체가 궁금해졌다.
  

우선 2년마다 열리는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5월 13일~11월 26일)가 5월 13일 개막일을 앞두고 있다. 이어 독일에서는 5년 마다 열리는 카셀 ‘도큐멘타 14’(6월 10일~9월 17일) 그리고 ‘공공미술’ 전시로는 세계 최고의 ‘뮌스터 조각프로젝트’(6월 10일~10월 1일)가 10년 동안 준비한 내용으로 도심 곳곳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먼저 10년 만에 조각프로젝트(Skulptur Projekte 2017)가 열리는 뮌스터는 독일 북서쪽 작은 마을이지만 100여 일간 도시 전체가 거대한 조각공원으로 변신한다. 관람객은 안내소에서 제공한 지도를 참고로 아담한 도심을 여유롭게 산책하거나 혹은 보물찾기를 하듯 적극적으로 작품을 찾아 나서야 한다. 도시 자체가 예술품인 뮌스터는 세계 최정상의 조각가들이 설치한 작품들로 골목, 광장, 화장실, 버스정류장, 공원 등은 낯선 미술관으로 변신한다.

‘뮌스터 조각프로젝트’는 1977년 처음으로 개최되었으며 2017년 다섯 번째로 열리는 전시에 70억 정도의 예산과 35명의 작가가 선정되었다. 초청된 작가들은 일정기간 뮌스터에 머물면서 도시가 지닌 역사의 흐름을 통해 시민들의 정서와 전시 성격에 적합한 작품을 구상하고 설치해야한다. 그들의 작품은 지역 사회의 문제를 제기하고,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다른 프로젝트와는 차별성을 지닌다.

이어 독일 뮌스터에서 200km 떨어진 도시 카셀(Kassel)로 발길을 옮겨 본다. 5년 마다 개최되는 카셀 도큐멘타 14(Kassel Documenta 14, 6월 10일~9월 17일)는 6월 10일부터 3개월 동안 열린다. 카셀 시 전체가 미술관으로 탈바꿈해서 도로마다 관람객들로 시끌벅적하고 광장은 산만하다. 방문자들은 자전거를 빌려 타거나, 걸어서 도시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미술관을 방문하고 동시에 열리는 부대행사(도큐멘타 매거진)나 세미나 참석도 가능하다. 

독일은 종전 이후 1955년 나치 시절 미술계에 대한 폭력과 과오를 반성하고자 국제적인 미술 행사를 기획하게 된다. 유럽 대륙 최초의 공공 미술관이었던 프리데리치아눔(Fridericianum)이 전쟁 중 훼손되고 방치된 곳에서 전시를 열었던 것이 ‘카셀 도큐멘타’의 출발이었다.

‘카셀 도큐멘타’는 전위적인 작가와 실험적인 작품을 소개하는 목표로 진행되었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2012년 ‘도큐멘타 13(Documenta 13)’에는 250억 원의 예산으로 운영되었고 방문객은 90만 명을 넘었다.

마지막으로 2년마다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가 사실은 1895년 황제부부의 은혼식을 기념하여 탄생한 것이다. 베니스 시의 카스텔로(Castello) 공원 내 33만㎡ 부지에서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다양한 미술품을 소개한다.

2017년 57회 베니스 비엔날레는 프랑스 퐁피두센터 선임기획자인 크리스틴 마셀이 총감독을 맡아 ‘비바 아르테 비바’(Viva Arte Viva, 예술 만만세)란 주제를 선정했다.

이 대규모 전시회는 Giardini와 Arsenale에서 51개 국가 120명 작가가 참여하고 시내 중심가에 85개국의 전시 참여가 동시에 펼쳐진다. 2017년 한국관 Giardini 참여 작가는 코디최, 이완 작가가 신작을 발표한다. 본 전시 Arsenale에서도 한국의 김성환·이수경 작가가 초청되었다.

유난히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곳으로부터 벗어나 일탈의 공간에서 만나 체험하는 흥미로운 전시는 색다른 경험과 추억으로 오랜 시간 남을 것이다. 예술의 기능이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기능도 있지만 도시를 치유하는 역할도 있을 것이다. 도시는 작품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얻고 시민은 도시공간에서 삶의 여유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대형 전시는 글로벌 자본주의와 공모하여 미술이 권력과 결탁한다는 주장이다. 신자유주의 가치가 예술품을 상품으로 만들어 자본의 증식에 기여한다거나 진지한 예술이 한낱 볼거리로 전락한다는 점을 비판한다. 미디어 예술가 브루스 나우먼(Bruce Nauman)은 자신의 네온(neon) 설치작품에 ‘진정한 미술가는 신비로운 진리를 드러냄으로써 세상을 돕는다’는 작품에서 희망을 삼는다.

세상 사람들의 삶을 도울 대형 미술 축제가 막을 올리기 위해 준비를 이미 갖췄고 축제의 전야제를 기다리는 중이다. 시간이 허락되고 이동이 자유로운 관광객들에겐 잠시 흥미로운 작품으로 가득 찬 천국으로 안내될 것이다. 동시대 작가들의 시대정신과 영감으로 만들어 낸 창의적인 작품들로 유럽은 곧 흥분과 기쁨으로 가득 채워지는 날을 그려본다.

◆ 주성열 세종대학교 회화과 겸임교수
-파리 1 대학 예술철학 기초박사
-성균관대 공연예술 박사 수료
-모던 라이프 아트디렉터
-단국대 서양화과 겸임교수 & 산학연구원
-연성대, 극동대 호텔관광 외래교수

주성열 세종대학교 회화과 겸임교수  webmaster@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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