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행업협회(KATA)가 발표한 1월 회원사 기준 인/아웃바운드 실적이 나왔다. 인/아웃바운드 차이는 10배 이상 벌어져 인바운드사의 고충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KATA 회원사의 경우 단체객을 주로 하기에 FIT를 논외로 친다해도 격차가 너무 크다. 특히나 평창 올림픽을 앞 둔 시점에서의 통계라 절망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쯤되면 우리의 관광정책에 대 전환이 필요하다.

언제부턴가 우리의 인바운드 관광정책은 한류를 중심으로 한류만 보이기 시작했다. 한류의 주인공인 연예인의 경우 2~3년만 지나면 다른 인물로 바뀐다. 그나마 뒤를 이을 그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기적이다.

황당한 상상일 수 있으나 500년 전의 인물을 꺼내어 지금의 관광 콘텐츠로 사용한다면 반응과 효과는 어떨까?

세계 1위의 관광 대국 프랑스가 이 일을 하고 있다.
주인공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고 시대는 ‘르네상스’다. 시대며 인물이 세계사를 좌우한 것들이라 전파력은 강력하지만 4차 산업을 논하는 이 시대에 “역시”라는 말 밖에는 안 나온다. 또 다른 유럽 관광 대국 체코는 어떤가?

체코는 지난해 ‘바로크’를 전략적 관광 콘텐츠로 삼았다. 올해는 ‘벨 에포크’ 이른바 체코의 황금시대라 칭하는 1900년대 초, 1차 세계대전 직후, 체코의 행복시대를 올해 전략 콘텐츠 및 주제로 삼았다.

독일 역시 지난해 종교개혁 500주년 카드를 꺼내들고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바 있다.

보여줄 것도 많고 할 말도 많은 콘텐츠지만 하기 나름이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주제며 내용이지만 그들은 너무도 멋지게 해냈고 기대감 역시 최고조로 만든다.

스포츠로 치면 기술이 좋아서가 아니다. 팀 내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 출중해서도 아니다. 물려받은 자원이 많긴 하지만 이 역시 핵심은 아니다.

프랑스의 경우 이른바 ‘싸구려’ 상품에 대한 감시가 2주 간격으로 이뤄진다.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며 여행업자들은 여행을 통해 장사하는 사람들이다. 가격의 높낮음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야 하지만 가격이 망가지는 것은 정부에서 나서서 막아주는 합리적인 정책이며 전략이다.

우리를 반추해 보자.
존재감이 의심스러운 관광경찰, 세계에서 가장 자유스러운 시장 가격, 너무나 자유스러워 끝없이 추락하는 상품가격, 또 다른 추락을 하고 있는 인바운드 시장을 콘트롤할 한국관광공사 사장의 오래된 부재. 관심없는 정부. 아웃바운드 시장에 대한 시샘으로 여행수지 악화가 한국 경제에 대단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논조의 각종 뉴스들···

500년 전 역사를 지금의 여행 콘텐츠로 부활시키고 있는 유럽 관광 대국의 자신감은 아직까지 남아 있는 건축물에서 나오지 않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경우 프랑스인이 아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그를 2018년에 이용한다.

담아낼 수 있는, 꺼낼 수 있는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이야기 속에는 장소가(DESTINATION)있고 장소는 여행자를 맞이한다.
 
그동안 한류를 기반으로 한 한국 관광 정책. 성적표를 보니 아웃바운드와 10배 이상 차이나는 결과를 낳았다.

세계 허브 공항이니 동북아의 관문이니 세계 최고의 국제공항이니 이런 말 할 때가 아니다.

그 공항을 통해 들어온 숫자가 이 모양이다.

기업이 망하면 대표가 모든 책임을 진다. 하지만 관광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은 그 누구도 지지 않는다. 아마도 정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지 않나 의심이 들 정도다.

현재 우리의 인바운드 정책 이미 절반 이상은 망한 것이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저작권자 © 트래블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