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A의 1세대격인 ‘호텔조인’이 무너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현실은 이미 수년전부터 예견돼 온 것으로 글로벌 OTA에 대한 공습으로 인해 결국 토종 OTA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주장의 가장 큰 근거로 대다수의 관계자들은 국내 OTA와 글로벌 OTA와의 불평등한 세법 적용을 들어왔다. 이른바 글로벌 OTA들은 세금 한 푼 안내고 장사한다는 것이다. 세금을 아낄 수 있으니 마케팅 비용에 여유로운 투자가 가능하며 안그래도 큰 몸집으로 대규모 물량공세를 이어갈 수 있으니 애당초 싸움이 안 되는 ‘판’이었다는 주장이다. 

과연 이같은 문제가 국내 OTA의 몰락을 앞당기는 원인일까?
일부일수는 있으나 전부는 아니다. 막강한 자금력과 기술력으로 밀어 부치는 힘에는 당해낼 도리가 없다. 그렇다면 진작에 다른 체급, 이른바 틈새를 노려야 했다. 

그 틈새가 무엇인지까지 말할 수는 없다. 틈새는 그 분야 전문가라 자칭해 온 이들이 찾아냈어야 한다. 

지난 몇 년간 국내 OTA업체를 취재해 온 바···
일부 업체의 경우 폐쇄적 조직 문화가 느껴진다. 통계 자료를 원하면 제대로 된 통계치는 언제나 ‘대외비’다. 대략적인 통계는 왠만한 사람이면 알 수 있음에도 언제나 ‘대외비’다.

예약 관리의 허술함도 보인다. 한 업체의 경우 예약 번호를 통해 당일 해당 지역 예약통계를 알 수 있을 정도로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경우도 있다. 예를들어 일본 도쿄의 한 호텔을 예약하고 받은 예약번호가 ‘032’번이라 치자, 그러면 당일 도쿄 지역 호텔을 예약한 32번째 고객이 되는 셈이다. 

정작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부분은 허술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모두 ‘대외비’다. 
이 정도면 고객과의 소통은 말할 이유도 없다. 호텔조인의 마지막 모습 역시 고객과의 소통은 없지 않았나?

이 땅에 여행업이 시작되고 가장 화려한 등장을 알린 ‘옐로트래블’이 문을 닫는 수순에 직면했다. 표면상 ‘실적 부진’의 티는 안내고 있지만 장사 잘되는 데 문 닫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나마 이름 좀 있는 업체라 “문을 닫는다, 아니다” 말들이 오간다.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국내 OTA 업체의 몰락은 지난 몇 년간 꾸준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여행업에 대한 이해 부족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IT 기술력을 우선으로 플랫폼에 여행상품을 가져다 파는 매우 효율적으로 보이는 구조였다.
이것부터 잘못된 출발이다. 

여행업은 그리 간단하거나 만만한 구조도 아니며 사업도 아니다. 

취재 중 들리는 말 중에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마음먹고 달려들면 기존 국내 OTA 플랫폼은 1주일이면 만들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자금이 있으니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분야라는 의미가 아니다. 여행업에 대한 경험과 ‘기초’가 튼튼하다는 의미다. 

몰락의 이유 그들만 모른다.  더 심각한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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